<와야(瓦也) 연재>양평군 양서면 부용산에 얽힌 전설
기사 메일전송
<와야(瓦也) 연재>양평군 양서면 부용산에 얽힌 전설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59)
  • 기사등록 2022-07-02 08:48:28
  • 기사수정 2023-12-24 17:11:25
기사수정

【에코저널=서울】광주 경안천의 광동교와 팔당대교를 거쳐 양평군 양서면 신원역이 있는 신원리로 바쁘게 이동했다.


신원리(新院里)는 남한강이 마을을 따라 남북으로 뻗어 흐른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야곡리, 분점리를 합쳐 신원리가 돼 양서면에 편입됐다. 자연마을로는 동이점골, 묘골, 풀무골 등이 있다.


동이점골(분점)은 옹기점이 있었던 곳이다. 묘골(묘곡)은 함양 여씨의 선대 묘소가 있으며, 몽양의 생가가 있다. 풀무골은 묘골 북쪽의 마을로, 야곡이라고도 불리며, 대장간이 있었다고 한다.


신원역 앞에서 중앙선 구 철길에 조성된 자전거도로를 따라 양수역으로 향하는데, 부용 1터널이 나온다. 양서면(楊西面) 면 소재지를 지키는 산이 부용산이다.


부용산(芙蓉山, 366m)은 산이 푸르고 강물이 맑아 마치 연당(蓮堂)에서 얼굴을 마주 쳐다보는 것 같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정상에는 삼국시대 성(城)터가 있다고 하는데 전문가 아니면 찾기가 힘들다.


                                    ▲부용산.


이 산에는 전설이 전해지는데, 고려시대에 어떤 왕비가 시집간 첫날 밤에 왕 앞에서 방귀를 뀌자 왕이 크게 노해 이곳으로 귀양을 보냈다. 쫓겨난 왕비는 이미 아들을 잉태한 몸이었고, 온갖 어려움 속에서 왕자를 낳았다. 총명한 왕자는 어른이 된 후 어미의 사정을 알고 도성으로 올라가서 “저녁에 심었다가 아침에 따먹을 수 있는 오이씨를 사라”면서 외치고 다녔다.


소문을 들은 왕이 소년을 불렀고 “이 오이씨는 밤사이에 아무도 방귀를 뀌지 않아야 저녁에 심었다가 아침에 따먹을 수 있습니다”라는 소년의 말을 듣고서 잘못을 깨닫고 왕비를 불렀다. 하지만 왕비는 궁궐로 가지 않고, 이곳에서 살다가 죽었다.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산에 오르는 것이 금기시되어왔으며, 산에서 땔감을 구하면 곧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고 한다.


터널과 터널 사이로 빼꼼히 보이는 남한강의 아침 안개는 이미 사라졌고, 강가로 늘어선 제6호 경강국도는 바쁘게 많은 차량을 실어나른다.


                                     ▲용담.


4개의 부용터널과 마지막 양평용담아트터널을 지나면 양서면 용담리다. 용담리(龍潭里)는 남한강이 마을을 돌아 동서로 흐르며, 마을의 큰 늪에 용이 있다고 해서 용담리라 불렀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가정리, 양수두리, 석장리, 벌리의 각 일부와 서시면의 월계리 일부를 합쳐 용담리가 됐으며, 양서면 소재지로 양수역이 이곳에 있다.


                          ▲남한강과 경강국도.


양서면(楊西面)은 본래 양근군 지역으로 양근읍내의 서쪽이 되므로 서시면(西始面)이라 하다가 1908년 양평군에 편입됐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시 서시면·서중면(西中面) 전체와 고읍면(古邑面) 기곡리(基谷里)의 일부가 합쳐져 용담·양수(兩水) 등 11개 리로 개편됐다.


양서면의 북쪽 경계에 청계산(淸溪山, 658m), 중서부에 부용산이 솟아 있고 그 여맥이 면내로 향한다. 지리적으로 한강의 양 줄기를 동시에 품고 있는데 북한강이 서쪽 면계를, 남한강이 남쪽 면계를 따라 흐른다.


양서면은 강변으로 발달된 농지를 따라 농업이 성하며, 축산업도 활발하다. 북한강과 남한강의 합수점인 양수리를 중심으로 많은 관광객이 몰려온다. 문화유적은 양수리에 고인돌, 부용리에 이준경선생 묘·정창손 묘역 석물 일괄(鄭昌孫 墓域 石物 一括), 목왕리에는 한음 이덕형(漢陰 李德馨) 묘 및 신도비가 있다. 그 밖에 대심리에 여말선초(麗末鮮初) 문신이자 태조 이성계의 조카인 이양우(李良祐)의 묘와 신도비도 있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관련기사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2-07-02 08:48:28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동해 품은 독도’ 촬영하는 박용득 사진작가
  • <포토>‘어도를 걸을 때’
  • 설악산국립공원 고지대 상고대 관측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