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양평 회현리, 현자 3명 풍류 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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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양평 회현리, 현자 3명 풍류 전래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55)
  • 기사등록 2022-06-18 07:18:38
  • 기사수정 2023-12-24 0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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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흑천이 남한강과 만나는 지점 너머에는 양평군 강상면이다.


강상면(江上面)은 양평군의 서남부에 위치한 곳으로, 면 소재지는 교평리(交坪里)다. 본래 양근군 양평 읍내의 남쪽 첫머리가 되어 남시면(南始面)이라 했으며, 1908년 양평군으로 편입됐다. 면의 북서쪽에 백병산(百屛山, 424m), 남서쪽에 양자산(楊子山, 710m)의 맥이 면내로 뻗으며, 남한강이 동북쪽의 경계를 만든다. 양자산 구사곡의 암벽 사이에서 솟아나는 구사곡약수가 유명하고 송학리(松鶴里)에는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KOBACO) 연수원이 있다.


흑천 하구를 가로지르는 자전거 전용도로인 현덕교를 지나면 양평읍(楊平邑)이다. 양평읍은 양평군의 중앙에 위치한 읍으로 소재지는 양근리다. 본래 양근군(楊根郡) 지역으로 읍내면으로 내려오다가 1908년에 양평군에 편입됐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시 동종면(東終面) 전체와 고읍면(古邑面) 사탄리(沙灘里) 등 일부가 통합돼 12개 리로 재편되면서 갈산면(葛山面)이 됐고, 1938년에 양평면으로 개칭됐다가 1979년 읍으로 승격됐다. 중앙선 철도와 국도 제6호(서울∼강릉) 및 제37호(거창~파주)가 지난다.


                               ▲양평읍 회현리.


고인돌이 발견된 회현리(會賢里)는 여말(麗末) 목은(牧隱), 야은(冶隱), 포은(圃隱) 세 사람의 현자(賢者)들이 풍류를 즐기며 모였던 곳이란 지명에서 유래한다. 실제로 세 현인이 풍류[삼현풍월(三賢風月)]를 즐기던 삼현암(三賢岩)이 있다고 한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가소리, 백곡리, 진변리, 축동리, 창대리 일부를 합쳐 회현리가 됐다. 자연마을로는 가소, 돌고개, 벌말, 안말, 축동 등이 있다. 가소(可巢)마을은 문화류씨(文化柳氏) 조상이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지어진 명칭이라고 한다.


                             ▲남한강 물억새밭.


양평팔경 중의 하나인 과창곡대(過倉穀垈)에서 이름이 유래한 창대리(倉垈里)는 본래 양근군 동종면 지역인데 조선시대 전창이 있었으므로 ‘창터’라고도 한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기산리, 신대리, 능산리 등 일부 지역을 합쳐 창대리라 하고 갈산면(양평읍)에 편입됐다. 자연마을로는 가롤, 기산, 꽃동산, 뒤나무뎅이, 새말, 새터말, 시저골 등이 있다.


창대리에는 남한강 변으로 칼산(63m)이 있다. 칡이 많아 갈산(葛山)이었는데 칼산으로 불린다. 비록 낮은 산이지만 남한강과 어우러지는 풍경은 양평팔경의 하나인 갈산승경(葛山勝景)으로 불릴 정도의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 칼산에는 체육공원이 조성돼 있다. 남한강 변을 따라 조성한 산책로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일부이기도 하다. 바로 옆에는 강상면으로 이어주던 양평 나루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는 양평교가 들어섰다.


                              ▲양평읍 갈산공원.


양평읍에는 남한강을 가로질러 강상면과 연결하는 두 개의 교량이 있다. 하나는 1971년 완공된 양평교(楊平橋)로 길이 625m, 너비 12.3m로 일반국도(44호)와 지방도(329호)로 연결된다. 다른 하나는 양평교에서 하류로 약 700m 떨어져 ‘제2 양평대교’라고도 하며, 1997년 10월 완공된 양근대교(楊根大橋)로 길이 765m, 너비 12m, 높이 17.9m, 왕복 2차선이다. 국도(6호·37호)와 지방도(88호·98호)로 연결된다. 주변 경치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교량 중앙부에 용문산을 상징하는 산 모양의 구조물을 세웠다.


겨드랑이에 물고기 비늘을 달고 태어난 장사 청년이 홍수 때 집채만 한 바위로 제방을 막아 마을을 구한 장사바위 전설을 뒤로하고, 양평읍 공흥리에서 발원한 양근천(楊根川)이 합류하는 양근대교 밑을 지나면 붕어 낚시로 유명했던 양근섬이 보인다. 2019년 초부터 낚시 금지구역으로 지정된 양근섬에는 산책로와 체육시설이 조성돼 있고, 야외무대가 설치돼 있다.


양평군에는 용문산(龍門山)이 있다면 양평읍에는 백운봉이 있다. 백운봉(白雲峯, 940m)은 용문산이 남쪽 능선으로 연결된 봉우리 중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양평팔경 중의 하나인 백운융상(白雲隆像)이다. 서쪽에는 함왕골, 동쪽에는 연수리계곡이 있으며, 정상과 주 능선에는 암봉이 많다. 함왕골에는 923년(경명왕 7)에 승려 대경이 창건한 사나사(舍那寺)가 있다. 삼층석탑, 대적광전, 원증국사비, 부도 등이 있다. 용문산을 중심으로 동쪽 자락에는 649년(진덕여왕 3)에 원효가 창건한 용문사가 있다.


강둑 밑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양근사거리에서 둑 위로 잠시 올라서면 양평군민회관과 양평미술관이 보인다. 양평은 문인이나 화가 등 예술인들이 많이 모여 산다. 어느 지역보다 음악과 연극 공연이 많고 미술 전시회가 많다. 양평역이나 용문사 등 사람의 왕래가 많이 있는 곳에서는 시화전(詩畫展)과 도예전(陶藝展)이 가끔 열린다.


양평(楊平)은 옛 어느 문인(文人)의 찬시(讚詩) 중에 전해오는‘양평팔경(楊平八景)’을 잠시 기억해 볼 필요가 있다. 백운융상(白雲隆像), 남한추무(南漢秋霧), 오동진모(梧桐津暮), 신백산렵(新白山獵), 갈산승경(葛山勝景), 삼현풍월(三賢風月), 봉원유도(鳳元遺陶), 과창곡대(過倉穀垈) 이 팔경 중에 양평의 아름다운 지명과 풍경이 담겨 있다. 이곳을 다녀간 시인 묵 객들의 붓끝 놀림에서도 양평 예찬은 자주 드러나며, 양평군에 사는 문인과 화가들의 활동 또한 으뜸이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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