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훈민정음 새기고 앙부일구 형상화한 ‘여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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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훈민정음 새기고 앙부일구 형상화한 ‘여주보’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49)
  • 기사등록 2022-05-28 08:33:15
  • 기사수정 2023-12-24 09: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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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영월루 아래 있는 큰 바위가 있다. 이 바위 밑 암혈(巖穴)에서 여흥 민씨 시조가 탄생했다는 전설이 있다. 이 바위에서 황마(黃馬)와 여마(驪馬)가 나왔다고도 전해지는데 여주의 옛 지명인 황려(黃驪)는 여기에서 유래됐다. 절벽에 ‘馬巖(마암)’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조선 말엽에 여주목사를 지낸 이인응(李寅應)이 썼다고 한다.


조포나루가 있던 곳 옆으로는 여주대교가 역할을 대신한다. 여주의 관문이자, 천년 고찰 신륵사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여주대교는 1964년 8월에 준공됐지만, 노후화로 인해 이 다리를 그대로 놔둔 채 바로 옆에 새로운 다리를 세웠는데, 새로운 다리가 지금의 여주대교다. 길이는 500m, 너비는 9.4m, 차도는 7m, 보도는 양측 1.2m이다. 이전의 여주대교를 편의상 구(舊) 여주대교로 부른다. 새로운 여주대교가 생긴 뒤에는 인도(人道)로만 사용됐다.


2001년 구 여주대교에 총 6억8천만원을 들여 안개 분수, 제트식 분수, 무지개 분수와 도자 벽화, 휴식 공간인 도자 갤러리 등 각종 조형물을 설치했다. 이때부터 다리 이름을 연인교(戀人橋)로 고쳤다. 여주시에서는 세계 최초의 교량공원으로 부르는데, 야간조명 시설도 갖춰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있다. 여주대교는 여주시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교통 요충지다. 하루 평균 이용 차량 대수만도 1만3천대가 넘는다고 한다.


여주대교를 지나 여강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다 보면 좌측으로 여주시청이 보인다. 1914년 3월 1일 여주군청으로 설치된 뒤 2013년 9월 23일 여주군이 시(市)로 승격하면서 여주시청으로 개편됐다. 1읍 8면과 3개 행정동을 관할한다. 여주시의 주캐릭터는 성군 세종대왕이며, 보조캐릭터는 쌀을 형상화한 미돌이와 도자기를 형상화한 청돌이와 백돌이다. 시나무는 은행나무, 시화(市花)는 개나리, 시새(市鳥)는 백로다.


여주시청앞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면 소양천과 만나는 곳에 양섬이 있고, 그 위로 세종대교가 가로지른다. 양섬은 남한강의 하중도(河中島)로 강의 유속이 느려지면서 퇴적물이 쌓여 강(江) 가운데에 만들어진 섬이다. 여주8경 중 5경으로 기러기때 내리는 모습이 아름다운 곳이라고 한다. 양섬에는 야구장과 여주시민들의 산책로 및 쉼터로 잘 꾸며져 있고, 캠핑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세종대교는 영릉삼거리(하수사업소)에서 여주시 현암동을 잇는 연장 500m, 폭 6m의 남한강 대교다.


다시 하류로 내려오면 영주향토유적(제21호)으로 지정된‘여주입암(驪州笠巖)이 나온다. 입암(笠巖)은 옛 여주8경 중 하나로, 해동지도 광여도 등에 제6경 입암층암(笠巖層巖)으로 기록된 자연경관유적이다. 현재 입암도 <(笠巖)>이라 글씨와 함께 당시 여주목사였던 이인응(李寅應), 세력가인 민영목(閔泳穆) 등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경오막추각(庚午莫秋刻)>이라 새겨져 있는 것으로 보아 경오년(1870년) 늦은 가을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


                                    ▲입암(笠巖).


오후 햇살이 강 건너 싸리산으로 길게 늘어질 때 싸리산(192m)자락 아래 강물은 잔잔한 호수다. 싸리산은 예부터 자기(瓷器)의 원료가 되는 고령토가 많이 생산돼 인근에서 도자기산업이 발달했다. 산에 고령토를 채취하는 굴이 많았는데, 서로 맞 뚫릴 정도가 되어 관산(串山)이라고도 칭했다. 싸리산이라는 이름은 이 산에 있던 바위에서 쌀이 나왔다는 전설로부터 유래됐는데, 어느 욕심쟁이가 쌀 나오는 바위 구멍을 정으로 넓히자 쌀 대신 백토가 나와 도자기를 구울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여주보.


여주보가 점점 다가오자 발걸음도 빨라진다. 여주보는 강천보와 마찬가지로 2009년 4대강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보의 길이는 513m이며 높이는 8m다. 보 전체가 가동보로 이뤄졌고, 12개의 수문이 설치됐다. 좌안에는 소수력발전소가 위치한다. 연간 발전량 2970만 kwh(1650kw 발전기 3대)의 시설용량을 갖고 있고, 발전소 벽에는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이 새겨져 있다. 보의 교각 형태는 용을 형상화했으며, 보의 우측에는 앙부일구(仰釜日晷)를 형상화한 세종광장이 있다.


                         ▲여주보 수력발전소 훈민정음.


보의 교각 형태는 용을 형상화했다. 보 우측에는 앙부일구(仰釜日晷)를 형상화해 디자인한 세종광장이 있다.


여주보 홍보를 위한 물 문화관과 전망대(높이 40m)가 여주보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보의 상부에 설치된 공도교는 일반보행과 자전거 통행만 가능하다. 야간조명을 설치해 관광명소로도 역할을 하고 있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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