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버스정류장에 걸린 흥원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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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버스정류장에 걸린 흥원창도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40)
  • 기사등록 2022-04-24 00:35:07
  • 기사수정 2023-12-23 23: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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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버스정류장에 ‘흥원창’ 산수화가 걸려있는 흥호리(興湖里)는 흥원창(興原倉)이 있던 곳이다.


조선시대 원주에는 북창(北倉, 안창), 동창(東倉, 주천), 서창(西倉, 흥원) 등의 창고가 있었는데, 서창이 바로 흥원(興原)에 있었기 때문에 보통 ‘흥원창’이라 불렀다.


                          ▲버스정류장에 걸린 흥원창도.


흥원창은 고려시대 12조창(漕倉)의 하나로 강원도의 원주·평창·정선·울진·평해 등지를 관할해 세곡(稅穀)을 운반·보관하던 곳으로, 조세미(租稅米) 수송을 위해 설치한 수운창(水運倉)이다.


조창 제도가 완비된 것은 고려 성종 11년(992년)경이다. 세미(稅米)의 수송은 국가재정에 중요한 구실을 했으므로 조창의 운영과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횡령과 부정을 막기 위해 각 조창에 창감(倉監)을 파견했다.


                                 ▲흥원창 표지석.


고려 말에는 왜구(倭寇)의 창궐로 수송이 전폐되다시피 하면서 거의 유명무실하게 됐다. 조선 시대에 들어와 조운제도가 다시 정비됐으나, 이전처럼 활발하지 않았다. 한국전쟁 이전까지도 배 터와 장터가 몇 군데 있었는데, 홍수로 다 떠내려가고 최근에 세워진 자연석 표지석이 터를 지킨다.


남한강이 충주에서 북으로 뻗쳐 올라오다가 이곳 흥호리에서 섬강(蟾江)을 만나 서쪽으로 급하게 방향을 틀어 당장이라도 서해로 들어갈 것 같은 기세다. 그래서 해질 무렵에 보기 드문 해넘이가 장관이라고 하는데 오늘은 오전 시간이라 마음속으로만 상상해본다.


섬강은 강원도 횡성의 태기산(泰岐山)에서 발원해 서쪽으로 흐르다가 원주시를 지나 남서쪽으로 물길을 바꿔 한강에 합류한다. 비교적 강수량이 많은 지역을 통과하므로 수량이 많고, 금계천(錦溪川)·횡성천(橫城川)·원주천(原州川) 등의 지류가 합류한다.


                                   ▲법천사지.


이웃 마을인 법천리에는 ‘진리(法)가 샘물(泉)처럼 흐른다’는 법천사지가 있다. 법천사는 불교의 양대 교단이었던 법상종과 화엄종 가운데 법상종계의 절로, 후기신라시대에 세웠다. 고려시대에 크게 융성했다.


고려 문종(1019∼1083) 때에 지광국사(984∼1067)가 법천사에 머물면서 절의 모습을 갖추게 됐으나, 임진왜란 때 모두 불타 없어진 뒤로 새로 짓지 못해서 현재는 폐사됐다.


전해 내려오는 말에 의하면, 조선 초기에 태재(泰齋) 유방선(柳方善)이 법천사에 머물면서 권람, 한명회, 강효문, 서거정 등을 가르쳤다고 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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