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우륵·신립 이야기 품은 ‘탄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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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우륵·신립 이야기 품은 ‘탄금대’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33)
  • 기사등록 2022-04-02 07:24:22
  • 기사수정 2023-12-24 1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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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탄금대인증센터에서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탄금대다.


충주시 칠금동에 있는 탄금대(彈琴臺)는 동북쪽에서 흘러오는 남한강과 지류인 달천(達川)이 합류하는 바로 동쪽으로 대문산이라고 불리는 해발 108m 정도의 낮은 구릉이다. 충주의 대표적인 명소다. 본래는 견문산이나 개 견(犬)자를 잘못 읽어 대문산 또는 태문산으로 불려왔다고도 한다. 이곳은 ‘오누이 전설’이 깃든 달천이 바로 밑으로 들어오고 우륵의 가야금 이야기, 임진왜란 때 장군 신립이 배수진을 쳤던 이야기들이 서려 있다.


달천은 보은군 속리산에서 발원해 괴산군을 거쳐 충주시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옛날 수달이 많이 살아서 ‘달강’이라 했다는 전설이 있다. 그 때문인지 인근에 수달피고개가 있으며, 달천리 서쪽 물가를 ‘물개달래’로 부른다. 달천은 물맛이 좋아 ‘단냇물’이라고 했던 것이 ‘달냇물’로, 다시 ‘달천’으로 변했다는 지명 유래도 전한다.


                                    ▲탄금정.


탄금대는 기암절벽을 휘감아 돌며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과 울창한 송림으로 경치가 매우 좋은 곳이다. 탄금대란 신라 진흥왕 때 우리나라 3대 악성(樂聖) 중 하나인 우륵(于勒)이 가야금을 연주하던 곳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400년 전인 신라 진흥왕 때 가야국의 악사 우륵은 이곳에 강제 이주 당한 후 탄금대 절벽바위에서 풍광을 감상하면서 가야금을 탔다. 그 오묘한 음률에 젖어 들어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마을을 이루고 그곳을 탄금대라 명명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는 탄금정이라는 정자가 자리한다.


                                 ▲팔천고혼위령탑.


탄금대공원에서 하늘을 찌를 듯 높게 ‘팔천고혼위령탑’이 서있다. 이 탑은 1592년 음력 4월 28일 임진왜란 당시 도순변사(都巡邊使) 신립(申砬, 1546∼1592)이 장졸 8천여 명과 함께 이곳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치고 왜적을 맞아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戰死)한 전적지임을 기리고자 세워진 것이다. 탑 상단의 혼불은 영령들이 조국을 지키는 수호신을 의미하고, 아래 부분의 4인의 군상은 죽음으로써 국토를 지키는 불굴의 충정을 나타내고 있다.


신립은 지형을 정찰한 뒤 조령에 진지를 확보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고 군사들의 훈련이 부족한 오합지졸인지라, 28일 새벽 8천여 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탄금대에 배수진을 쳤으나 신립 장군은 전세가 불리해지자 천추의 한을 품고 남한강에 투신자살을 한다. 탄금정에서 북쪽 층계 아래에는 열두대라는 층암절벽이 있다. 왜군과의 격전 당시 장군이 열두 번이나 오르내리면서 활줄을 강물에 식히고 병사들을 독려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권태응의 감자꽃 노래비.


탄금대공원 한쪽에는 충혼탑 하나가 서있다. 이는 한국전쟁 당시 순국한 충주출신 전몰장병과 경찰관, 군속, 노무자 등 1910위의 넋을 기리고자 1956년에 세웠다. 충혼탑과 탄금정 중간에는 충주출신 항일시인 권태응(權泰應, 1918∼1951)의 감자꽃 노래비가 있어 발길을 머물게 한다. 공원 군데군데에는 조각 작품이 들어서 있고, 소나무 군락의 시원한 그늘은 상큼한 호흡을 할 수 있게 한다.


<감자꽃>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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