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사인암, 왕의 비행 고치려는 ‘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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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사인암, 왕의 비행 고치려는 ‘우탁’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26)
  • 기사등록 2022-03-06 08:23:25
  • 기사수정 2023-12-23 16: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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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강물 위를 걷듯 발밑으로 출렁이는 물결과 눈 희롱하며 도착한 곳은 적성면(赤城面) 애곡리(艾谷里)다. 잔도가 끝나는 애곡리에는 ‘만천하스카이워크’가 있는데 둘러보지 못했다.


                                    ▲만천하스카이워크.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남한강 절벽 위에서 수면 아래를 내려 보며 하늘길을 걷는 곳이다. 전망대에는 고강도 삼중 유리를 통해 발밑에 흐르는 남한강을 보며 절벽 끝에서 걷는 짜릿함도 경험할 수 있다. 짚라인으로는 남한강 수면으로부터 120m 높이의 상공에서 시속 50km를 넘나드는 스릴도 맛볼 수 있다.


적성면 애곡리 수양개(垂楊介)에 있는 구석기시대에서 신석기시대에 걸친 유적(사적 제398호) 등 볼거리가 많이 있지만 이를 뒤로하고, 자동차가 일방통행으로 양쪽 끝에서 수신호가 있어야 갈 수 있는 이끼터널을 통과해 단양군 대강면 사인암리에 있는 사인암으로 이동한다.


사인암 입구에는 고려 공민왕 때 나옹선사가 창건하고 아미타여래삼존을 모신 청련암(靑蓮庵)이 있다. 원래 대강면 황정리에 있었다. 대사찰이던 대흥사의 말사였으나, 조선말엽인 1879년 일본군 침략 때 본사인 대흥사는 불타 소실됐다. 1954년 적색분자 소탕작전으로 황정리 일대에 소개령이 내려지자 그곳 주민과 함께 이곳 사인암리 산 27번지에 이주하면서 기존의 대들보와 기둥을 함께 옮겨와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 암자에는 충북유형문화재 제309호로 지정된 목조보살좌상이 있다.


단양팔경 중의 하나며 명승 제47호인 사인암(舍人巖)의 높이는 약 50m다. 기암 아래는 남조천이 흐르며, 소(沼)를 이루고 있어 아름다운 풍치를 더해준다. 사인암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고려 때 유학자인 역동(易東) 우탁(禹倬, 1263∼1342)의 행적 때문에 지어졌다. 고려시대 우탁이 임금을 보필하는 직책인 정4품 ‘사인(舍人)’이라는 벼슬에 있을 당시 이곳에 머물렀다는 사연이 있어 조선 성종 때 단양군수가 우탁을 기리기 위해 이 바위를 사인암이라 이름 지었다고 전해진다.


                                        ▲사인암.


사인암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거의 사다리 같다. 숨 가쁘게 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 입구에는 올라갈 때 지나쳤던 우탁의 시 ‘탄로가(嘆老歌)’가 가슴에 와 닿는다. “한 손에 막대잡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터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사인 역동 우탁 지음>


우탁은 감찰규정으로 근무할 때 왕의 비행을 고치고자 도끼를 앞에 놓고 이른바 지부상소(持斧上疏)를 올렸던 충신이라고 한다.


사인암을 빠져나와 상선암·중선암·하선암이 있는 선암계곡으로 이동해 먼저 상선암에 도착한다. 상선암(上仙岩)은 맑은 벽계수가 용출해 반석 사이를 평평히 흐르다가 좁은 골에 이르러 폭포가 되어 구름다리 아래로 떨어지니 그 음향이 우레와 같고 튀는 물방울이 탐승객의 옷깃을 적셔 준다. 우암 송시열의 수제자 수암 권상하가 명명했다고 전한다.


중선암(中仙岩)은 조선 효종조의 문신 김수증이 명명한 것으로 전해지며 삼선구곡의 중심지다. 암계류에서 쌍용이 승천했다고 하여 ‘쌍용폭’이라 한다. 옥염대 암벽에 <사군강산 삼선수석>이란 대서특필한 각자가 있는데, 이는 관찰사 윤헌주가 1717년(숙종43)에 특서한 것이다. 여기서 사군이란 단양·영춘·제천·청풍을 말한다. 백색의 웅장한 2개의 바위는 ‘옥염대’와 ‘명경대’다. 단양팔경 중 하나이나 차창 밖으로 지나친다.


                                        ▲하선암.


하선암(下仙岩)은 삼선구곡을 이루는 심산유곡의 첫 경승지다. 3층으로 된 흰 바위는 넓이가 백 여척이나 되어 마당을 이루고 그 위에 둥글고 커다란 바위가 덩그렇게 얹혀있는데, 그 형상이 미륵 같아 ‘불암’이라고도 불린다. 그 바위는 조선 성종 때 임재광이 신선이 노닐던 바위라고 해서 ‘선암’이라 명명했다. 거울같이 맑은 명경지수가 주야장천 흐르고 있고 물속에 비친 바위가 마치 무지개 같이 영롱해 ‘홍암’이라고도 한다. 단양팔경의 하나로 봄철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가을에는 단풍이 장관이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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