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양백지간 명당 자리한 ‘김삿갓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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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양백지간 명당 자리한 ‘김삿갓 묘’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21)
  • 기사등록 2022-02-19 08:20:08
  • 기사수정 2023-12-24 19: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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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땅을 벗어나기 전에 영월군 ‘하동면’을 ‘김삿갓면’으로 이름까지 바꾸게 한 김삿갓의 묘소를 둘러본다. 김삿갓의 본명은 병연(炳淵), 호는 난고(蘭皐)다.


                                  ▲김삿갓 묘.


김삿갓은 1807년(순조7년) 3월 13일 경기도 양주군 회동면에서 출생했다. 6세 때 조부 선천부사 김익순이 홍경래 난에 투항해 폐족을 당한 후 황해도 곡산, 경기도 가평·광주, 강원도 평창 등을 전전하다 영월 삼옥리(三玉里)에 정착해 화전을 일구며 살게 됐다.


“홍경래난 때, 순절한 가산 군수 정공의 충절을 찬양하고, 항복한 김익순을 규탄하라”(論鄭嘉山忠節死嘆金益淳罪通于天)”라는 시제(試題)가 떨어지자 약관의 김병연(金炳淵)은 타고난 글재주로 “한번 죽어서는 그 죄가 가벼우니 만 번 죽어 마땅하다”고 한껏 저주하는 답안을 제출해 영월의 향시(鄕試)에서 장원을 했다.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온 김병연은 어머니로부터 김익순이 조부라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알게 되자 “조상을 욕되게 해 하늘을 쳐다볼 수 없다”며 벼슬길을 포기하고, 삿갓을 쓴 채 방랑생활을 시작했다.


                                ▲김삿갓 석상.


이때부터 김삿갓은 금강산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를 떠돌아다니다 지친 몸으로 말년에 들른 곳이 전라남도 화순군 동복면이었는데, 그곳 명소 ‘적벽(赤璧)’에 매료돼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이곳에서 1863년 57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훗날 그의 차남이 영월군 김삿갓면 와석리 노루목마을로 이장, 안치했다.


태백산과 소백산이 이어지는 양백지간(兩白之間)에 자리 잡고 있는 김삿갓묘는 마대산 줄기가 ‘버드나무 가지처럼 흘러내려 꾀꼬리 둥지’ 같은 유지앵소형(柳枝鶯巢形)의 명당이라고 한다.

                                ▲김삿갓문학관.


김삿갓묘역에서 옥동천을 따라 오늘의 시작점인 김삿갓면 각동리로 이동한다. 하동천(下東川)으로도 불리는 옥동천(玉洞川)은 영월군 상동읍 구운산(九雲山, 1346m)에서 발원해 태백시와 상동읍의 경계를 이루며 북류하다가 상동읍(上東邑)과 중동면(中東面)의 해발고도 1천m 이상의 고봉들 사이를 유유자적하며 영월의 동남부를 흘러 김삿갓면 옥동리에서 남한강으로 합류한다. 옥동천은 길이 54.50km, 유역면적 495.25㎢이다.


각동리(角東里)는 한겨울에 폭설이 내려도 한나절이면 눈이 녹을 정도로 따스한 곳으로 옛 선인들은 ‘산수가 기이하고 빼어나 천 바위와 만 구렁에 한강이 감돌아가는 길지’라고 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햇살을 그대로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북풍은 태화산(太華山)이 막아주고 남풍만 들락거려 골짜기마다 명당 터로 옛날부터 소문이 나 풍수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영월지방에서 대나무와 감나무가 유일하게 자라는 곳이라고도 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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