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동강 물줄기 주변 마을과 영월 ‘장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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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동강 물줄기 주변 마을과 영월 ‘장릉’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16)
  • 기사등록 2022-01-30 08:08:52
  • 기사수정 2023-12-24 19: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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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가수리에는 동강 12경 중 제1경인 가수리 느티나무가 정선초등학교 가수분교 교정에 서 있다. 수령(樹齡) 700년 이상의 이 나무는 지금부터 약 700년 전 가수리에 처음 들어온 강릉 유씨(江陵劉氏)가 심은 나무라고 전해오는데 나무 높이가 40m, 둘레가 8.5m나 된다고 한다.


                               ▲가수리 느티나무.



마을의 도둑도 느티나무를 지키는 신령이 현신해 도망가게 한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당산목이다. 마을주민들은 해마다 음력 3월이면 마을의 안녕을 위해 당산제를 지낸다.


느티나무와 함께 가수리의 상징이 되는 것은 오송정(五松亭)이다. 귤암리 쪽에서 가수리로 들어오면서 만나는 ‘붉은 뼝대(절벽)’ 끝에 선 가수리 오송정은 중국 진시황이 태산을 오르다가 폭우를 잠시 피한 후에 오대부라는 벼슬을 내린 오송정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 다섯 그루의 소나무가 있었는데, 국가의 환난(患難)이 닥칠 때마다 하나씩 죽어가 지금은 두 그루뿐이다. 그중 하나는 천년이 넘은 소나무로 마을의 장구한 역사를 대변해 주고 있다.


가수리를 지나면 정선군 신동읍 운치리다. 신동읍(新東邑)은 북쪽으로 정선읍, 서쪽으로 영월군 영월읍, 남쪽으로 영월군 상동읍, 동쪽으로 남면(南面) 등과 접한다. 조선 중엽에는 평창군 동면이었으나, 1906년 평창군에서 정선군으로 편입되면서 신동면으로 독립하고, 1980년 12월 읍으로 승격됐다. 8·15광복 직후까지 군내에서 인구가 가장 적어 가구 수 500 내외에 불과했었다. 1948년 석탄공사 함백광업소가 설립돼 석탄개발이 시작되고, 함백선이 개통되면서 급격히 발전해 신흥 탄광도시가 됐다.


운치리는 동강을 따라 형성된 마을로, 신동읍 중에서 가장 넓고 임야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납운돌마을의 운자와 돈이치 마을의 치자를 합해 ‘운치리(雲峙里)’라고 했다. 동강 강물로 인해 물안개가 늘 산마루를 떠돌기 때문에 운치리란 이름이 붙었다고도 한다. 골이 깊어 옛날에는 세상을 등지고 은둔하는 사람들이 많이 살았다. 자연마을로는 돈이치, 수동, 점재 등 8개 마을이 있다. 운치리의 수동 섶다리는 동강의 제2경이다.


운치리에서 고성리로 넘어가는 당목이재 고개에는 나리소전망대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산길을 따라 10분쯤 걸으면 백운산 능선 끝자락을 동강이 휘감고 도는 모습을 만난다. 그곳에는 동강의 물길이 나리소와 바리소라는 두 개의 시퍼런 소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나리소.


‘나리소’는 물이 깊고 조용한 까닭에 이무기가 살면서 물속을 오간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그리고 물에 잠겨 있는 절벽 아래 굴에는 물뱀이 살면서 3∼4월에 용이 되기 위해 운치리 점재 위에 있는 용바우로 오르내렸다고 한다. ‘나리소’와 ‘바리소’는 동강의 제3경이다.


태양이 서산마루에 가까워질 무렵 나리소전망대에서 내려와 영월의 장릉으로 이동한다. 장릉(莊陵)은 단종의 무덤이다. 단종이 죽자 살아있는 권력이 무서워 아무도 시신을 수습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영월 장릉.


영월 호장 엄흥도가 눈 내리는 밤에 몰래 시신을 거두어 가다 보니 ‘노루 앉은 자리에는 눈이 쌓이지 않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 무덤을 만들었는데, 그곳이 바로 장릉이다. 매년 4월 말이면 슬픈 사연을 간직한 단종을 기리는 ‘단종문화제’가 이곳 영월에서 큰 행사로 열린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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