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구슬픈 가사 가득한 ‘정선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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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구슬픈 가사 가득한 ‘정선아리랑’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14)
  • 기사등록 2022-01-23 08:10:36
  • 기사수정 2023-12-23 08: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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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두 번째 여정에서 보고팠던 오대천과 골지천이 만나 조양강(朝陽江)을 이루는 합수머리를 아침 시간을 이용해 버스로 둘러본다.


오대산 우통소에서 발원한 오대천은 유로 길이 55.7㎞로 검룡소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한강의 본류였다. 북에서 남쪽으로 거의 직선상으로 뻗어 흐르며 하천 유역의 폭이 좁아 규모가 큰 지류가 발달하지 못했다. 하상의 경사는 하류에서 상류로 갈수록 급해지는 편이며, 물이 맑고 깨끗해 열목어(熱目魚)가 서식하는 ‘어류 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조양강 따라 다시 내려온 정선(旌善)은 우리나라의 최고 오지로 치는 곳이다. 예로부터 도읍에서 머나먼 심산유곡의 땅이었다. 산과 물밖에 없는 척박한 고장이라 이곳으로 부임하는 벼슬아치들이나 귀양을 오는 사람들이 들어올 때 걱정되어서 울고, 떠날 때는 너무 정이 들어서 울었다고 한다.


아무리 오지라 해도 사람들은 산 따라 물 따라 풀씨처럼 뿌리를 내려 살고 있었다. 동강 변을 따라서는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고, 그 사람들이 지금도 여전히 마을을 이뤄 살고 있다.


정선의 명칭은 고구려 때 잉매현, 신라 때 정선, 고려 때 삼봉(三鳳)·도원(桃原)·심봉(沈鳳)등 군명이 자주 바뀌었다. 1353년(공민왕2)에 군명이 다시 정선으로 환원돼 조선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정선군의 군청 소재지로서 정치·행정·경제·교육·문화의 중심지다. 1906년 지방행정조직이 면(面)제도로 개편하면서 동하면(東下面)을 합쳐 정선면(旌善面)으로 됐다가 1924년에 서면(西面)을 합했고, 1973년 7월 1일자로 정선읍으로 승격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정선 상유재고택.


려말선초(麗末鮮初) 제주 고씨 순창공 형제가 강원도 정선으로 내려와 지었다는 <정선 상유재고택>은 정선에서 가장 오래된 고택으로 정선읍 봉양리에 있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89호로 지정된 이 고택은 661㎡(200평) 규모의 너른 대지 위에 ㄷ자 구조의 안채와 ㅡ자 구조의 사랑채로 이뤄져 있으며,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비봉산(飛鳳山)의 경치가 뛰어나다. 순창공 형제가 집터를 잡을 당시에 심은 뽕나무 두 그루는 상유재(桑惟齋)라는 택호를 가지게 됐다. 이들 뽕나무(봉양리 뽕나무)는 강원도기념물 제7호다.


                   ▲정선오일장의 아리랑 공연


정선은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아리랑의 고장>이다. 고려가 망하고 송도에 있는 만수산에 액운(厄運)이 감돌자 황해도 두문동에 들어가지 못한 선비 전오륜(全五倫) 등 7명이 정선군 남면 서운산으로 은신처를 옮겨 시운을 한탄하고 쓰라린 회포를 달래며 부른 노래가 정선아리랑의 시원이다.


                                  ▲정선아리랑 공연.


조선말의 비운이 더해지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서러움과 애통함이 합해져 구슬픈 노랫가락이 됐다. 전해지는 가사만 수백 절이 되며, 지금도 끊임없이 가사가 지어지고 있다.


장날인 정선오일장에서는 마침 아리랑공연 한마당이 펼쳐진다. ‘눈이 올라나/비가 올라나/억수장마 질라나/만수산 검은 구름이/막 모여든다/아우라지 뱃사공아/배 좀 건네주게/싸리골 올동박이/다 떨어진다/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 고개 고개로/ 나를 넘겨주게’로 시작하는 정선아리랑은 1971년 강원도 무형문화재 1호이며,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2018년 2월 9일, 평창올림픽 개막식 행사에서 예능보유자 김남기옹에 의해 공연돼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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