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공학박사 이지왕
지난 5월 12일, 오전 12시 30분 UA0800편으로 인천을 출발해 이날 오후 2시 55분 일본 成田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작은 렌터카를 한대 빌려 가스미가우라(霞か浦) 호반의 작은 여관을 숙소로 정했다. 그 이름도 예쁜 쓰르라미 우는 소리를 흉내낸 '쓰루룬의 온천여관( つるるんの湯宿北浦湖畔)'이었다. 여관 역시 작고 예쁘장했는데 더욱 좋았던 것은 내가 보고 싶은 가스미가우라 호반의 환경복원 현장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관동지방 하구역에 위치한 가스미가우라 호반은 오랫동안 부영양화로 인한 녹조가 심한 곳으로 유명하다. 주민들에 의하면 일본의 고도성장기에 호반 주변에 콘크리트 둑을 이용해 많은 농경지를 확보했으나 콘크리트둑은 완만했던 경사면을 갑자기 깊게 만들었으며, 둑주변의 갈대 등 수생식물의 서식공간을 잃게 했다.
이에 따라 자연정화기능이 약화되고 훨씬 넓어진 농경지에서 흘러드는 많은 양의 비료들로 인해 부영양화를 유발해 매년 녹조에 시달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부영양화 호수가 되어버린 것이다.
필자가 보고 싶었던 것은 녹조가 아니라 이러한 부영양화 호수의 복원현장 및 기법 등이었다. 이는 눈에 보이는 것과 사회조직 등을 활용한 노력 등이 있으나 대표적으로 쉽게 볼 수 있었던 곳의 사진과 함께 그들의 노력현장 몇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가장 눈에 먼저 보인 것이 이미 설치된 습지들과 습지복원 공사가 진행중인 현장이다. 현재는 둑 공사보다 훨씬 많은 돈을 들여 정화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수생식물들을 심기에 여념이 없었는데 이러한 모습은 우리나라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특이한 것은 현재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것과 풍력 등을 이용한 천연에너지를 정화작용에 사용하려는 노력이였다. 더불어 한가지 더 배울수 있었던 것은 세부적인 현장조성 기법들이었다.
일례로 이미 정비된 갈대습지 조성지에는 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탐조대가 설치됐으나 갈대를 비롯한 다양한 수생식물과 조성된 습지가 유실되지 않도록 노력한 나무말뚝 그리고 갈수기에 갈대밭위로 물을 끌어 올려줄 대형풍차(사진)도 보였다. 대형풍차의 말단에 수차를 연결해 물을 끌어올리게 만든 이 장치는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쉬운 장치였지만 풍력이라는 클린에너지를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고 학습효과 또한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방문한 물 과학관은 물의 이용방법과 위치에너지를 이용하는 방법들을 실험적으로 작은 모형을 통해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약간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는데 수차를 이용하는 모형, 위치에너지를 활용해 전기에너지로 전환되는 과정, 특히 우리 몸의 60-80%가 물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도록 몸무게의 일정부분을 자동적으로 아크릴통에 채워지게 함으로서 물의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게 한 시설은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부영양화는 우리나라에도 시화호를 비롯한 새만금등 기본적으로 모두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이다.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대처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앞으로 남은 해결과제다. 관련 학자들의 적극적인 선진사례기법 연구를 통해 한 걸음 앞서 나아갈 수 있다면 하는 바램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