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미군기지 기름 유출 2년째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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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미군기지 기름 유출 2년째 방치 녹색연합, "미군 조속히 정화 나서야" SOFA 환경조항 맹점 보여주는 사례
  • 기사등록 2005-04-27 14: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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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미군 공군기지 기름유출 사고가 미군의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2년이 지나도록 오염정화작업이 착수되지 않고 방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연합은 27일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미군측이 책임을 인정하고 조속한 시일내에 토양오염 정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녹색연합은 성명에서 "지난 '03년 3월부터 제기됐던 오염 사고는 최초 신고된 지 1년 3개월이 지나서야 한·미 공동 조사를 위한 실무위원회가 열렸다"면서 "특히 오염 정화를 위한 조사 단계에서는 미군이 책임소재를 부인해 정밀 조사도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논 경작자 문모씨는 기름이 유출된 미군기지 울타리와 맞닿은 자신의 논에서 "심한 기름 냄새가 나는 등 땅이 오염됐다"고 신고했으나 미군 담당자는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는 한·미간 체결된 '환경정보공유 및 접근절차'에서 "환경오염사고가 발생할 경우, 유선으로 상대방에게 연락하고 48시간내 문서로 알려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는 주장이다.


작년 5월, 한국토양환경보전법을 준용한 한미 공동조사결과에서 10개 조사지점 중 3개 지점에서 TPH가 기준 초과됐다. TPH(석유계총탄화수소 Total Petroleum Hydrocarbon)는 토양 오염 발생시 등유, 경유, 제트유, 벙커C유로 인한 오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이러한 결과에 따라 작년 9월 열린 4차 회의에서 미군은 유출 유류가 JP-4로 지난 '89년까지 미군이 사용하던 항공료의 일종이며 오염원이 미군 기지임을 인정했다.


미군 설명대로라면 20년전에 유출된 기름이 지금까지 땅속에 흐르다가 발견된 것인데 농민들 말과 상충되는 대목이다. 기지 인근 농민들은 몇해 전부터 기름 냄새로 인해 밭에서 풀을 매면 어지러울 정도였고 논에 모를 심으면 며칠 이내에 뿌리가 썩었다고 전한다.


이와 함게 미군이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군산시는 오염정화를 위한 정밀조사 비용으로 1억 3천만 원을 책정해 놓고도 예산을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오염된 토양은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아 현장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미군은 한·미 공동조사를 위한 실무위원회에서 오염원에 대해 재조사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지자체를 협상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아 재조사 진행도 원할치 않은 상태다.


녹색연합은 "이번 군산사례는 미군이 환경오염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거나 조사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현행 SOFA 환경조항의 맹점을 보여준다"며 "반환되는 미군기지의 환경조사와 복원도 현행 SOFA에 의거해 진행되는 만큼 정부가 SOFA 환경조항 개선을 통해 미군기지 환경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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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5-04-27 14: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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