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이승호 책임연구원(한국종합환경연구소)
요즘 주변에서는 환경복원이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하천복원, 습지복원, 산림복원 등 훼손된 것이 너무 많으니 복원할 일도 참 많을 것이다.
생태계 복원은 웰빙 바람을 타며 핫 이슈가 되고 있지만 복원이 아닌 개발사업에도 복원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미화시키는 부분이 있어 참 답답하기만 하다. 지금 환경복원이라고 칭하는 사업들을 보면 우리하고 환경조건이 다른 외국 사례들을 그대로 따라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복원하는 식물종도 재래종을 사용하지 않고 번식률만을 고려해 외래종을 대부분 복원에 활용하고 있다. 외래종 식재는 고유종의 식생교란을 유도하며 하천습지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나마 복원이라고 만든 곳들은 관리할 기술이 없어 꾸준히 돈만 낭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생태계 연구는 생태계 구조를 이해하는데 많은 비중을 두었다. 생물과 생물사이 관계, 생물과 무생물과의 관계 등 이러한 생태계 구조연구는 구조를 인위적으로 구성하려는 복원에 있어서 매우 기본적인 연구라 할 수 있다. 그 만큼 복원은 생태계 구조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감히 접근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선진각국들이 환경복원에 힘을 쓰고 있을 때 지속적인 자연훼손을 행했고 지금도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엄청난 재원이 바다로, 들로 가라앉히고 있다.
새만금사업의 경우 물막이 공사가 끝나고 찾아간 군산 갯벌은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염분이 솟아 나와 하얀색 소복을 입고 있는 듯 하다. 아무리 걸어가도 바닷물이 빠진 갯벌은 단단해 발이 빠지지도 않는다. 예전에 발을 디디기만 해도 몸을 숨기기에 바빴던 농게(Uca arcuata)들은 보이지도 않는다. 동죽(Mactra veneriformis)은 하늘을 바라보며 패각을 들어내 보이고 있고, 민들조개(Gomphina veneriformis melanaegis), 밤게(Philyra pisum) 등이 군데군데 죽어있다.
이러한 수많은 생명체들을 어떻게 복원시키겠는가?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시키려면 뚜렷한 목적성을 갖고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철저히 수립한 가운데 합리적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 그 다음에 불가피하게 오는 영향은 복원으로 저감시켜야 하는 것이다.
복원은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하고 토착종 위주로 복원을 시켜야 한다. 그래야 환경의 이질화를 막고 교란도 방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려면 환경복원연구에 많은 예산을 쏟아야 한다. 단기적인 연구가 아닌 장기적인 연구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그리고 100% 훼손된 환경을 복원시킨다는 인간의 욕심도 버려야 한다. 이런 욕심이 또 다른 환경훼손을 가져 올 것이다.
환경복원은 각 다양한 분야가 함께 어우러진 종합학문이며 90%의 자연 치유력에 10%의 인간 복원 노력이 들어갔을 때 비로소 제대로 된 복원이 이뤄진다. 우리의 현재 능력으로는 환경을 아는 것도 지키는 것도 매우 힘이 든다. 그래서 복원이란 더욱 어렵다. 따라서 꾸준한 복원 기술을 연구해야 한다. 다양한 생태계인 만큼 연구분야도 포괄적이며 상호보완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지속적인 국가적 차원의 환경복원 프로젝트를 진행시켜야한다.
무엇이고 짧은 시일 내에 되는 것은 없다. 특히 46억년 전에 생성된 지구의 구성요소를 복원시키는 데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