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의 서울의 환경과 비전 제안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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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환경을 염려하는 NGO의 마음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 중 일부는 현실과 동떨어지고 개념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서 해당 분야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서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5대 제안 중 “콘크리트 없는 한강” 안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 우리나라 기후는 대륙성 기후의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강수량의 연교차가 크고, 하천의 하상계수 (최고수위에 대한 최저 수위의 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그 차이가 더욱 커지고 있다. 즉 강수량은 늘어난 반면에 강우 빈도는 줄어 폭우가 내릴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나아가 지리적 위치로 보면, 한강의 서울구간은 한강 전체에서 하류에 해당한다. 따라서 강우 시 유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물리적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콘크리트로 대표되는 인공구조물을 갑작스럽게 제거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한강의 상류에서 시작해 다른 구간이 생태적 복원을 통해 자연을 되찾아 유속을 늦추며 생태적 안정성을 갖춘 후에 서울 구간과 같은 하류에서 제안사항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둘째, “제비가 나는 서울”은 아주 멋있는 제안인 듯하지만 이는 한낱 꿈에 가까운 제안이다. 현재 제비는 우리나라에서 빠른 토지이용유형과 가옥의 형태 변화, 토지의 중금속 오염 등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도 희귀해진 조류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나라에서 도시화의 역사가 가장 길고, 도시화 정도가 가장 심한 서울에 그들을 살게 한다는 것은 거의 꿈에 가깝지 않을 까하는 생각이 든다.


셋째, “한강 주차장 생태공원화”안과 “하천 주변 배후 습지 조성”안은 생태적으로 보면 똑같은 제안이다. 현재 한강 주차장이 있는 곳은 하천의 범람원에 해당한다. 자연하천에서 보면 이러한 범람원에는 홍수 시에만 물이 흐르는 부수로가 있고, 그러한 부수로 중 깊게 파인 곳을 중심으로 물이 모여 배후 습지가 형성된다.


한편, 생태공원은 인간이 생활하면서 착취해 온 자연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인간보다는 야생생물의 서식환경을 중심으로 정비된 공원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한강 주차장에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이나 하천 주변에 배후 습지를 조성한다는 것은 자연을 복원한다는 것과 같은 말로 볼 수 있고, 이런 점에서 10대 제안의 8번안과 9번 안은 같은 제안이 된다.


진정으로 시민을 대표해 하는 제안이라면 보다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글/이창석 교수(서울여자대학 환경·생명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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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6-04-14 09: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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