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길 박사
김창길 박사(한국농촌경제연구원 환경연구팀장)
최근 웰빙(참살이) 트랜드의 확산으로 소비자의 생활양식이 건강과 환경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점차 전환되면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에서는 건강과 환경을 중시하는 생활양식인 로하스로의 변화물결로 1990년대 이후 유기농산물 소비량이 매년 20% 이상의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산물 소비패턴도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양에서 질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안전성이 높은 고급농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수요는 2000년 이후 매년 70% 이상의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친환경농산물 소비는 국내 경기위축과 높은 가격 프리미엄 및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 문제 등으로 급격한 공급량 증가에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부 생산자의 경우 적절한 값을 받지 못하고 친환경농산물을 처분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친환경농업 실천농가들은 공급량의 급증으로 가격이 하락해 친환경농산물의 시장 차별화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건실한 친환경농업 발전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수요측면에서 소비자의 구매행태 분석을 기초로 한 친환경농산물 소비 활성화 방안 마련되어 추진돼야 한다.
친환경농산물의 소비에 대한 결정요인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의 연령이 낮을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친환경농산물을 구입을 확대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친환경농산물의 안전성과 친환경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소비자들이 친환경농산물의 가치를 상당히 인정해 시장에서 일반 농산물에 비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할 의사가 있음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안전한 친환경농산물임을 확실히 신뢰할 수 있다면 시장에서 친환경농산물 공급이 증가되더라도 상당한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유기농산물의 경우 수입산 보다는 국산을 상당히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잔류농약 및 중금속 함량 등 안전성 정보에 매우 민감하며 친환경농산물의 구입 동기는 주로 가족건강이 핵심요인이며, 주요 구입처는 구입의 편리성이 높은 대형 할인점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들이 친환경농산물 인증단계 등 인증제도에 인식도는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친환경농산물 구입의 가장 큰 애로요인이 비싼 가격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도의 친환경농산물 시장 거래액은 약 7,608억원으로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향후 환경농산물 시장유통 규모에 대한 전망결과 2006년 9,129억원, 2010년 1조 9,834억원, 2015년 4조 3,241억원으로 지속적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우리나라의 친환경농산물 시장은 1조원대를 넘어 농산물 전체시장의 5%대를 차지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친환경농산물 소비 촉진은 농산물소비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서 농업부문의 블루오션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친환경농산물의 소비를 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소비자에 대한 교육·홍보의 강화, 신뢰도 제고를 위한 철저한 인증 관리시스템 구축, 비구매계층의 친환경농산물 구입 유도, 적정한 가격 프리미엄 유지,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포장단위와 대형할인점 및 전문매장의 친환경농산물 판매코너 설치 확대 등 소비자 중심의 정책 프로그램이 마련, 추진돼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생산자와 소비자가 '얼굴과 얼굴을 맞대는 신뢰 관계'속에서 계속적인 친환경농산물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농교류 사업을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