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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지옥’처럼 느꼈던 바다, 바닷속 ‘천국’ 만나기 2022-06-30 08:09
【에코저널=필리핀 세부】사람들은 천차만별(千差萬別) 성향을 갖는다.

번지점프(bungee jump), 패러글라이딩(Paragliding)을 비롯해 ‘익스트림 스포츠(Extreme Sports)’를 즐기는 이들이 많다.

물론 극한 모험을 즐기는 사람도 많지만, 겁이 많아 아주 사소한 도전도 미리 포기하는 경우도 꽤 있다.

후자가 바로 나다. 놀이공원에서도 ‘회전목마’ 외에 다른 놀이기구는 엄두가 나지 않아 타보지 못했다.

그런 내가 2명씩 각각 다른 일행 6명으로 묶인 필리핀 세부 패키지여행에서 엄청난 도전에 직면했다.

코로나 팬데믹과 작년 12월 필리핀에  불어 닥친 태풍 피해로 인해 필리핀 관광업계는 그야말로 고사 직전이었다. 마사지샵, 음식점, 다이브샵 등도 많은 곳이 문을 닫았다. 파손된 도로도 부지기수다. 인터넷이나 전화 등 통신 상태도 좋지 않다. 세부 곳곳에서는 아직도 태풍 피해 복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 들어갔다가 작년 12월, 다시 세부로 돌아왔다”는 가이드가 선택관광으로 ‘체험 다이빙’을 추천했다.

일행 6명 중 2명은 일찌감치 못하겠다고 빠지고, 60대 우리 부부와 젊은 커플 4명만 남았다. 비참할 정도로 추락한 필리핀 관광업계에서 고군분투하는 가이드를 보니 선택관광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물을 무서워하고, 수영도 못하는 나다. 최근에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릎까지 아파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걷는다. 남편이 ‘종합병원’이라고 부를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몸으로 ‘스쿠버 다이빙’에 도전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스스로 되묻기도 했다.

주저주저하면서도 어찌어찌 이론 교육을 받았다. 호흡기를 물고 호흡하기, 압력평형 맞추기(이퀄라이징), 물속에서 수신호 배우기 등이다.

이론 교육이 끝난 다음 수영장에서 실습을  받는다. 스쿠버 잠수복을 착용하고, 비시디(BCD)라는 조끼를 입는다. 마스크도 쓰고 호흡기를 입에 문다.

정말 다행인 게 장비 착용이나 옷 입는 걸 1대1로 다 도와주는 현지인 도우미가 있다는 것. 뚱뚱하고 몸이 불편한 내가 혼자서는 어림도 못 낼 일을 필리핀 도우미가 다 도와주니 고맙고 수월했다. 

수영장에서 물속에 들어가 실제 호흡하는 것 등을 체험하고 나면 바로 옆에 바다로 가는 배가 준비돼 있다.

보통  패키지에 포함된  스쿠버 다이빙 체험관광은 수영장 체험까지가 무료고, 바다 체험은 선택 관광으로 120불(자유여행은 저렴한 가격에 가능) 정도 한다. 배를 타고 50미터쯤 나가면  바다 한 가운데  체험다이빙을 위해 마련된 장소가 있다. 

물에 뜨지 않게 납 벨트를 허리에 차고 오리발을 끼고 산소통을 맨 다음 바다에 입수한다. 여기서도 역시 숙련된 강사가 1대 1로 따라다니며 상황을 체크하고, 사진도 찍어준다. 때로 신기한 해양생물도 손으로 가리켜 알려주고 이곳저곳을 둘러보게 도와준다. 

난 처음에 입수하자마자 멘붕에 빠졌다. 입으로 바닷물이 자꾸 들어왔다. 조교가 괜찮냐고 수신호를 보내길래 “이상있다”고 답하며 입을 가리켰더니 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알고 보니 내가 착용한 호흡기에 문제가 좀 있었던 것 같다. 새로운 장비로 교체하고 다시 입수했다. 호흡이 정상적으로 되니 마음이 좀 진정됐다. 

스쿠버 다이빙으로 바다를 누비는 건 정말 환상적이었다. 때마침 작은 정어리떼가 은빛으로 커다란 무리를 지으며 지나가고 있었다. 형형색색 컬러풀한 다양한 물고기와  수중 생물들이 환상적으로 보였다.


물 속에서 내 체중이나 장애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는 정말 오래간만에 나비처럼 가볍게 물 속을 유영하고 다녔다. 신기했다. 새로운 자유를 느꼈다. 

꿈결 같은 시간을 보내고 물 밖으로 나왔다. 여행 떠나올 때만 해도 내가 이렇게 물 속을 누빌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물 속을 ‘지옥’처럼 무섭게 느끼고 다가서길 두려워했던 내가 필리핀 세부 바닷속에서 ‘천국’을 만났다.

-세부에서 ‘코코엄마’-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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