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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우국지사들 한 달래던 ‘운서정’ 2023-05-27 08:18
섬진강 530리를 걷다(3)

【에코저널=서울】울창한 숲속에 자리한 운서정(雲棲亭)은 김승희(金昇熙)란 사람이 부친의 유덕을 추모하기 위해 일제강점기인 1928년부터 6년에 걸쳐 지은 정자다.

▲운서정.

운서정은 정각과 동·서재, 가정문(嘉貞門) 등으로 이뤄졌다. 이곳에서 우국지사들이 모여 망국의 한을 달래던 곳이라고도 한다.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전주∼남원 간 국도를 따라 임실 관촌역 앞으로 내려와서 제2오원교를 건너면 바로 임실군 신평면이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주인이 떠난 폐가가 먼저 보이고, 조금 더 올라가니 신평 농공단지가 있어 차량의 움직임이 바쁘다. 대리초등학교 간판도 보이고, 대리교육문화마을 장승도 서 있는 것으로 보아 지나는 곳이 대리마을인가 보다. 대리초등학교 앞에 ‘말목書堂(서당) 多笑(다소)글방’이란 현수막이 강바람에 펄럭인다.

제6탄약창까지 갔다가 관촌으로 되돌아와 청정지역에서만 서식하는 다슬기탕으로 오전을 마감한다. 된장이나 다른 양념 없이 맑은 물에 수제비를 떠 넣어 만든 국물이 아주 시원하다. 별식으로 올라온 차조밥도 입맛을 댕긴다. 식당 천정부근에 매달아 놓은 노란빛갈의 차조 묶음이 고향의 처마 밑 정경 같다.

다시 신평면 원천리 다리입구에서 오후 걷기를 시작한다. 얼음이 녹은 물 흐르는 소리는 나의 힘찬 맥박이 뛰는 소리다. 신평면 문화회관 앞을 지나 용암리 마을을 가로지르니 임실 진구사(珍丘寺) 절터가 보이고, 보물로 지정된 석등이 보이는데,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큰 석등이란다.

▲진구사지 석등.

진구사지 석등은 신라 후반기 때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 아쉽게도 석등의 윗부분이 파손돼 원래의 모양이 훼손됐지만, 섬세하고도 정교한 문양이 돋보인다. 팔각의 받침대에 새긴 연꽃과 구름무늬, 가늘고 길다란 안상(眼象)은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큼직한 귀꽃으로 장식된 덮개는 웅장한 느낌을 준다.

신평면 용암리를 지나 운암면으로 접어든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수량도 많아지면서 물 흐르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 같다. 아마 운암댐으로 저수지가 된 옥정호가 가까운 모양이다.

▲선거교 옆 단애.

학암리마을 노송정은 보수공사를 하는지 파란 치마로 몸통을 가리고 있고, 섬진강을 건너는 선거교 옆 단애(斷崖)에 부딪히는 햇살은 굴절돼 더 큰 곡선을 그리며 다가온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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