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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거북바위 물에 잠기면 ‘풍년’ 2023-05-21 08:13
섬진강 530리를 걷다(2)

【에코저널=서울】백운동계곡에서 흘러나오는 하천 한가운데에는 거북바위가 언 물에 잠겨 있다.

▲거북바위.

예로부터 거북은 장수동물로 십장생에 포함도 되지만, 백성의 뜻을 신에게 전달하는 매개자였으며, 수신(水神)으로 인식해 불 막이로 이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 원촌마을에서는 거북바위가 완전히 물에 잠기면 풍년을 점쳤다고도 한다.

한참을 걸어 나와 보(洑) 둑을 가로질러 내려오면 운교리 길옆에는 150년 된 백운면의 물레방앗간이 빨간 양철지붕을 머리에 이고 있다.

방앗간 안쪽에는 디딜방아와 함께 수력을 이용한 도정(搗精) 기계들이 그대로 있는데, 원시의 동력과 근대의 기계가 조합돼 하나로 되는 진풍경이다. 큰 도로가 뚫리고 교량이 생기면서 252m나 되는 물길이 끊겨 돌지 않는 물레방아가 됐다. 원래대로 지켜주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고 큰 불찰이다.

▲마이산 원경.

마령면(馬靈面)으로 들어서니 진안의 명물 마이산(馬耳山)이 멀리서 두 귀를 쫑긋한다. 진안읍에서 흘러나와 마이산을 휘감고 흐르는 세동천이 이곳 마령에서 섬진강과 합류해 맑디맑은 물이 경쾌한 노랫소리로 변주돼 성수면으로 접어든다. 성수면 원좌마을 당산목의 가지는 옆으로 펑퍼짐하게 벌어져 한여름에 시원한 평상이 될 것 같고, 시골 작은 마을에 교회 두 곳이 나란히 있는 것도 이채롭다.

▲풍혈냉천 설명.

조금 더 하류로 내려오니 풍혈냉천이 보인다. 풍혈(風穴)이란 한여름 삼복더위에도 찬바람이 나와 얼음이 어는 구멍이나 바위틈이다. 요즘은 얼지 않고 찬바람만 약하게 나오는데도 평균온도가 영상 4도란다. 개인이 풍혈창고를 지어 김치 등 여러 물품을 보관하는 곳으로 이용하고, 계단 밑의 냉천약수는 뱃속까지 시원하게 하여 발걸음을 한층 가볍게 한다.

엊그제 내린 눈길에 천하가 하얗고, 추운 날씨에 섬진강은 대부분 꽁꽁 얼어 말이 없다. 발길은 성수면 용포리 반용마을 앞을 지나친다. 모 종교시설인 수양관이 저녁노을에 물든다. 오늘 걸어 온 백운 마령. 성수 등 진안군 3개면은 섬진강이 발원해 흐르는 최상류지역이다.

어제 해넘이를 한 진안군 성수면 용포리 포동마을 입구에서 오늘 첫걸음을 시작한다. 섬진강 수면은 얼음판으로 강물의 흐름이 보이지 않지만, 보(洑)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는 아침의 심장 뛰는 소리다. 강둑에는 어젯밤에 어느 육식동물이 포식했는지 새의 깃털이 길바닥에 널려 있다. 강 따라 한참을 정신없이 내려오니 이틀 밤을 잔 사선대(임실군) 청소년수련원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새 낯이 익었다고 무척 반갑다.

사선대(四仙臺)는 진안 마이산의 두 신선과 임실운수산의 두 신선이 경치가 뛰어난 이곳에서 까마귀와 선유(仙遊)하는데, 하늘에서 내려온 네 선녀가 신선들과 노닐다가 하늘로 같이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이 앞을 흐르는 섬진강을 오원천(烏院川)이라고도 한다. 사선대 높은 언덕에는 운서정(雲棲亭)이라는 정자가 있어 신선의 세계를 내려다본다. 사선대 조각공원과 체육공원이 하얀 눈에 덮여 겨울잠을 잔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이병구 기자 lbk@eco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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