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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천리 길을 걷노라면(18)

【에코저널=서울】다시 걸음을 재촉해 공주시를 벗어나 청양군에 접어들어 아침나절을 마감할 겸 중식을 위해 칠갑산장곡사로 이동한다.

▲장곡사.

청양군 대치면에 있는 장곡사는 대웅전이 상·하로 나눠 있는 게 특색이다. 대웅전은 석가모니불을 모시는 법당인데, 하대웅전에는 약사불이 모셔져 있고, 상대웅전에는 비로자나불과 약사불이 모셔져 있는 것이 다른 절과 비교된다.

대중가요 <칠갑산>으로 더 알려진 칠갑산의 품에 안긴 아담하면서도 좁은 계곡을 효율적으로 이용해 가람을 배치한 장곡사는 철조약사여래좌상(鐵造藥師如來坐像)과 석조대좌(石造臺座), 미륵불괘불탱(彌勒佛掛佛幀), 철조비로자나불좌상(鐵造毘盧舍那佛坐像)과 석조대좌(石造臺座), 금동약사여래좌상 등 여섯 점이 국보급 문화재로 지정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장곡사를 돌아 나와 하루에 비빔밥 천 그릇을 판매한다는 식당에서 때를 기다리느라 조금 늦은 점심을 하고, 다시 금강 변인 청양군 청남면 천내리로 나와 왕진리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강둑을 따라 자전거 길과 도보길이 4대강사업 덕분인지 포장이 잘되어 있고, 동강리 하천변에는 주말을 이용해 찾아온 사람들로 오토캠핑장이 북적거린다.

청양군에서는 제법 큰 들을 가지고 있는 청남면 들녘에는 콤바인이 바삐 움직인다. 옛날에는 쌀 한 톨을 얻기 위해서는 “농부가 일곱 근의 땀을 흘려야 하고, 여든여덟 번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었는데, 요즘은 자동화된 농기구들이 발달해 이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

어느 집의 울타리에는 지난여름에 열렸던 포도송이가 주인을 기다리다 지쳐 말라붙은 채 덩그러니 매달려 있어 한 알을 따서 입속에 넣어보니 너무 달콤하다.

▲하중도.

한참을 더 내려가니 수중생태계가 잘 발달된 하중도(河中島)가 물길의 흐름을 조절하고, 그 밑으로 멀리 백제보가 보이는 지점에는 왕진(汪津)나루가 나온다. 과거 왕진나루는 청양군 청남면과 부여군을 잇는 주요 교통로였다. 강경포구 등과 함께 물류의 집산지였으며 백제의 수도였던 사비성의 외곽나루로 ‘왕이 다녀간 나루’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총길이 311m의 백제보(百濟洑)는 4대강사업으로 2011년 10월 열여섯 개의 보 중 두 번째로 준공된 보(洑)로 수문 두 개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특징이 있다. 백제보 좌안으로는 백제보전망대와 홍보관이 멀리 보인다. 이 보 옆을 지나면서 “물은 고이면 썩는다”라는 만고의 진리를 다시 새겨본다.

▲미호종개 서식지 표지판.

왕진지구 생태공원을 지나면 멸종위기1급인 ‘미호종개’ 서식지가 나온다. 미호종개는 미꾸리과에 속하는 어종으로 ‘유속이 완만하고 수심이 얕은 모래 속에 몸을 완전히 파묻고 사는 물고기’로 산란기는 5∼6월로 추정되지만 생활환경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서식지는 지천(枝川)과 금강이 마나는 지점으로 지천은 칠갑산에서 발원해 이곳 금강으로 합류한다. 어둠이 찾아오는 저녁 무렵에 이 지천을 건너 아주 낮은 언덕을 넘어 들어선 곳이 부여군 규암면 금암리 동궁마을이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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