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황금의 삼각주’엔 마약 대신 ‘짝퉁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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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황금의 삼각주’엔 마약 대신 ‘짝퉁 시장’
  • 기사등록 2024-08-19 01:53:59
  • 기사수정 2024-08-22 21: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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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치앙마이】인천공항에서 8월 17일 오후 6시 45분 출발한 비행기는 4시간 50분 뒤 태국 치앙마이(Chiang Mai)에 도착했다. 해발 300m 이상의 치앙마이는 우기라 그런지 비가 내렸고, 기온은 영상 28도였다.

 

한국에서 연일 폭염과 열대야로 견디기 힘들었는데, 동남아시아 기온이 오히려 마음에 드는 아이러니다.

 

치앙마이는 태국의 수도 방콕(Bangkok)에서 북쪽으로 700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다.

 

태국 메사이 아편 박물관에서 나눠준 엽서의 양귀비꽃.

태국 메사이 선착장에서 바라본 모습. 강 건너 좌측은 미얀마,우측이 라오스.

이튿날 아침, 정확하게 육로로 비행기를 타고 온 시간만큼 이동했다. 15인승 버스를 타고 치앙마이에서 다시 북쪽으로 350km 달려 치앙라이(Chiang Rai)를 거친 뒤 75km를 더 달려 국경마을 메사이(Mae Sai)에 도착했다. 치앙마이에서 메사이까지 정확하게 4시간 50분 소요됐다. 

 

메사이 메콩강가에 세워진 ‘골든 트라이앵글(Golden Triangle)’ 표시.

태국 메사이는 메콩 강(Mekong River)을 사이에 두고 라오스, 미얀마 3개국의 접경지다. 골든 트라이앵글(Golden Triangle, ‘황금의 삼각주’)로 불렸던 이 삼각지대는 아편 생산에 최적의 기후·자연 조건을 갖춘 곳으로 유명했다. 과거 일명 ‘마약왕’으로 불리던 미얀마의 군벌 쿤사(Khun Sa)가 장악했었다.

 

태국 현지 한국인 가이드 원성민(48, 남)씨는 “쿤사의 막강한 사병(私兵)을 통해 연간 100만톤 정도의 생아편이 채취됐었다”며 “아편을 가공해 만든 헤로인이 미국 유통량의 60% 이상인 시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메사이 아편 박물관 입구.

아편 박물관 내 전시물 중 골든 트라이앵글 위치를 양귀비꽃으로 표시했다.

메사이 아편 박물관은 담배와 아편의 기원을 비롯해 소수민족들이 재배했던 양귀비에 대해 소개한다. 분홍색, 빨간색, 보라색의 커다란 양귀비꽃 모형도 전시하고 있다.

 

아편 박물관에 설치된 양귀비꽃 조형물. 원성민 가이드는 “1996년 쿤사는 '양귀비 재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태국 정부에 자신의 신변보호와 재산 일부를 지켜주는 조건으로 항복한다. 자신을 체포하려는 미국 정부를 피해 숨어 살다가 2007년 10월께 생을 마감했다”며 “현재도 정글 깊숙한 곳에서 태국 정부의 눈을 피해 몰래 마약을 생산하는 부족들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아편 박물관 내부.메사이 선착장에서 작은 배를 타고 메콩강 주변 미안마와 라오스를 둘러본 뒤 태국 메사이와 마주보는 라오스 돈사오(Don sao) 섬을 찾았다. 


라오스 돈사오 선착장. 태국에서 라오스로 건너갔지만, 여권이 필요없다. 입국절차도 없이 배에서 내리면 선착장 바로 앞에 있는 짝퉁 시장을 만난다. “만원!~”이라는 라오스 청년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 돌아보니 구찌, 레이밴 등 명품 선글라스를 그대로 카피한 짝퉁을 팔고 있다.

돈사오 짝퉁시장.돈사오 섬 명품 매장. 바로 옆 짝퉁시장으로 인해 문을 닫았다.돈사오 짝퉁시장 바로 옆에는 원래 정품을 판매하는 명품샵이 있었지만, 버젓이 장사하는 짝퉁시장에 밀려 망했다고 한다. 

 

돈사오 짝퉁시장에는 진품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한국산 담배도 면세점 판매가격 이하로 팔았다. 루이비통, 프라다 등 세계 모든 명품 브랜드를 그대로 카피한 가방과 의류, 신발, 벨트 등 다양한 물건을 판매했다.

 

한국인 관광객은 “일반인들이 봐서는 진품과 가품 여부를 전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짝통 물건의 질이 좋은 것 같다”며 “물건 값도 상인이 처음 불렀던 금액에서 많이 깎아주는 거 같아 정상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오스 돈사오에 중국자본으로 지어진 건물들.

라오스 돈사오에 중국자본으로 건설중인 건물들.

메콩강변 라오스 돈사오에는 중국자본이 대거 유입돼 많은 고층 건물들이 들어섰다. 현재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화이트 템플’.

‘블루템플’.한편 치앙라이에는 스님이 상주하지 않지만, ‘화이트 템플’, ‘블루템플’, ‘레드 템플’ 등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사원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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