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성 기자
【에코저널=원주】국립공원공단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11월 3일 시민과학자와 함께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토끼박쥐’가 멸종위기야생생물Ⅰ급 ‘붉은박쥐’ 서식지에서 함께 동면하는 것을 확인, 서식지 보호활동에 나섰다.
치악산 붉은박쥐 23번 암컷.(2023년 11월 10일 촬영)
치악산 붉은박쥐 21번 수컷.(2023년 11월 10일 촬영)치악산사무소는 지난 2015년 붉은박쥐가 처음 발견된 이후 서식지 보전을 위해 시민과학자와 함께 매년 동면현황을 모니터링을 시행하던 중에 토끼박쥐도 함께 서식을 확인하게 됐다.
치악산 토끼박쥐.(2023년 11월 10일 촬영. 개체식별번호 없음)
‘토끼박쥐’는 몸에 서리가 붙어 반짝거릴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 동면을 한다. ‘붉은박쥐’는 주로 따듯하고 습도가 높은 동굴 안쪽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으나, 이번 모니터링 결과 같은 장소에서도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주)삼양식품 직원과 일반인들로 구성된 시민과학자들이 박쥐 배설물 수집 장비 설치.
이로써 치악산사무소는 ㈜삼양식품 그리고 시민과학자와 함께 내년도 ESG 협력사업으로 선정, 토끼박쥐 서식지 보전을 위한 활동을 벌였다. 각 개체별 식별번호 링을 부착해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동면지역에 온습도 등 기후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활동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치악산사무소는 붉은박쥐 3개체를 대상으로 개체식별번호가 부여된 플라스틱 링을 부착해 생태적 특징을 관찰해왔는데, 2개체가 올해 다시 같은 장소에서 동면을 시작한 것을 확인했다. 이중 1개체는 2015년부터 같은 장소에서 겨울잠을 자는 개체로 9년간 동일한 동면굴을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 최종오 보전과장은 “시민과학자의 노고와 헌신은 치악산국립공원 야생생물 보호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과학자와 함께 국립공원의 생태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