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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사의 지극한 사랑 결실 맺어 2006-02-10 12:54
재활 성공한 서울대공원 낙타 '청애'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손홍태 사육사(53)는 진정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손 사육사는 서울대공원 개원 당시인 지난 '83년부터 동물원 사육사로 일해 온 베테랑 사육사. 23년여 동안 그의 손을 거쳐 사육 관리된 동물 수만 해도 호랑이를 비롯해 여우, 들소 등 수백 마리에 이른다. 그런 그가 360여종 3,400여 마리의 동물을 사육 관리하는 서울대공원 수십 명의 사육사들 사이에서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년 4개월간 앉은뱅이였던 낙타가 손홍태 사육사의 사랑으로 다시 일어났다.

2년 4개월이란 세월을 꼼짝없이 바닥에 앉아 일어나지도 못해 채 앉은뱅이 신세를 져야만 하는 낙타 '청애'를 위해 매일같이 마비돼 가는 다리 마사지를 해줬다. 또 육중한 몸을 일으켜 세워 운동을 시키는 등 재활훈련을 통해 결국 장애를 딛고 일어나 건강을 되찾게 한 낙타 '청애'와 손홍태 사육사의 눈물겨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전한다.

결코 놓을 수 없었던 희망의 끈
지난 '03년 7월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는 수컷 낙타 '청빈'과 짝을 맺어주기 위해 지방의 한 동물원으로부터 시집 온 암컷 낙타 '청애'(99년생)가 사입됐다. 하지만 서울대공원 낙타사로 들어오자마자 갑작스런 환경에 대한 변화 탓인지 합방을 치르지도 못한 채 사료도 먹지 않는 등 몸이 수척해져 가기 시작했다.

20여년 동안 수많은 동물들과 함께 해 온 손 사육사였지만 이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 단순히 갑자기 바뀐 환경 탓이겠거니 생각하며 수컷 '청빈'과의 합사를 위한 얼굴 익히기를 실시하면서 '청애'의 현지 적응을 위해 싱싱한 건초와 과일들을 제공해 주는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나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청애'의 건강상태는 오히려 더 심각할 지경까지 이르렀으며 급기야 두 달이 지난 9월 초부터 합사는 커녕 자리에 앉아 꿈쩍도 않은 채 일어날 줄을 몰랐다.

손홍태 사육사는 하루도 빠짐없이 정성스레 사료를 손으로 직접 먹여주는 등 기꺼이 '청애'의 손발이 됐다. 또 동물병원 수의사들과 함께 약물치료를 비롯해 영양제 제공 정성스런 관리를 해 왔으나 '청애'의 상태는 좀처럼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건강상태는 심각한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동물원 식구들 사이에서는 동물원에서의 전시 가치를 고려할 때 장애동물인 '청애'의 사육여부에 대해 적잖은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손 사육사는 '청애'에 대한 애틋한 사랑에 이끌려 결코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는 완고함을 보이기도 했다.

하루가 갈수록 손 사육사는 다급해 지기 시작했다. 낙타가 일어나 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운동부족으로 장기가 활동을 하지 못해 자칫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동물병원 수의사들의 진단에 따라 매일같이 다리를 주물러가며 강제로 일으켜 세우는 등 특별관리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과는 달리 점점 심해지는 마비증상에 '청애'는 결국 혼자 힘으로 일어나기가 불가능해 졌고 사육사들도 700㎏에 육박하는 육중한 몸을 일으켜 세우기란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반복되는 재활운동…기적 같은 '홀로서기'
손 사육사는 동물원에서 큰 동물을 이동할 때 사용하는 체인부룩을 동물사 내부 천정에 설치해 매일같이 '청애'의 다리를 주무르고 마사지를 해 준 뒤 '청애'의 몸을 체인부룩에 묶어 당겨 일으켜 세워 운동을 시키는 등 재활운동에 안간힘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손 사육사의 애정에도 불구하고 '청애'는 일으켜 세우면 두 시간도 채 안돼 또다시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이러한 슬픈 현실에도 손 사육사는 하루에도 2∼3차례씩 반복해 '청애'의 일으켜 세우기를 반복했다.

날이 갈수록 '청애'는 손사육사의 정성어린 간호에 감동했는지 고분고분 사육사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 사육사는 혹시 '청애'의 걷기운동에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부드러운 모래흙을 야외 방사장에 깔아주는 등 지극 정성을 보였다. 그러기를 2년 4개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손 사육사의 도움 없인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던 '청애'가 지난달 15일 기적과도 같은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아직은 절룩거리는 다리를 조심스레 이끌며 한발두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는 있지만 '청애'와 손홍태 사육사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는 오랫동안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대공원에는 쌍봉낙타 2마리를 비롯해 단봉낙타 4마리 등 모두 6마리가 있으나 쌍봉낙타인 '청애'를 제외한 5마리의 낙타들은 사육사조차도 접근하지 못하는 사나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유독 '청애'만이 손홍태 사육사를 따르고 있다.

손홍태 사육사는 '청애'의 건강이 나아지는 대로 수컷인 '청빈'과의 결혼도 추진하기로 했다.



윤태 기자 yuntae@eco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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