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년 01월 21일  일요일
   즐겨찾기추가
   
  
 
 
 
 
 
 
 
 
 
 
 
기사검색
  

 
빈병 1만2천개가 만든 이웃사랑 2005-12-29 22:03
3년째 빈병 모아 불우이웃을 돕는 문정2동 훼미리아파트 호랑이 할아버지 3인방(사진)이 화제다.

1주에 평균 230개, 1년 동안 1만2,000개의 빈병을 모아 '이웃사랑'을 실천한 '어르신 삼총사'의 올해로 3년째 꾸준히 계속되는 빈병 모으기는 해마다 더 큰 사랑의 기적을 만들고 있다.

송파구 문정2동 훼미리아파트 제2노인회 호랑이할아버지 3인방 오성근(80)·정창교(76)·양길종(82)옹. 1년 동안 빈병을 모아 판 돈 50만1,660원을 들고 지난 27일 송파구청을 찾았다. 1년 동안 모은 병만도 개당 40원짜리 빈병 1만2,000여개. 1주일에 한 번꼴로 내다판 쇼핑카트 2대분이 1만원 남짓에 불과하다.

매일 두 차례씩 아파트 주변을 돌며 하나둘 주워 나른 빈 병들이 연말이면 불우이웃성금으로 기탁된다. 더구나 할아버지들의 뜻에 동참하는 주민들이 하나둘 늘면서 지난 '03년 20만원에 비해 올해는 2배 이상 늘었다.

"그냥 버리자니 아까워서 시작한 건데 고맙지 뭐야. 요즘엔 누가 갖다놨는지도 모르지만 아침이면 노인정 앞에 빈병이 든 비닐봉투가 놓여있을 때도 많아"라고 말하는 어른신.

처음엔 빈병을 주워 나르는 할아버지들을 보는 동네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동네를 위해 '봉사하는 분들'이란 인식이 확실히 심겨졌다. 선행현장을 몰래 카메라로 촬영해 '황금배지'를 전달하는 방송에 소개되면서 알아보는 사람도 부쩍 많아졌다.

"얼마 되지 않아도 적든 많든 건강이 허락되는 한 계속 해 보려구"라는 호랑이할아버지 3인방은 소위 '있는 집' 자녀들의 넉넉한 봉양을 받고 있지만 아파트단지내 불법차량단속 등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젊은 시절 대학에서 일어강사를 지낸 오 할아버지는 고향 충남 공주에서 정·관계 마당발로 통했다. 서울시 사무관으로 정년퇴직한 정 할아버지와 2남9녀를 훌륭히 키운 양할아버지도 풍족한 노년의 삶을 보장받은 분들.

그러나 지난 '01년 7월 송파구가 노인인력 활용을 위한 프로그램의 하나로 시작한 호랑이할아버지 위촉이 세 할아버지의 삶에 너무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왕 하는 봉사, 제대로 한 번 해보자"고 의기투합한 세 할아버지는 단지내 청소년 선도 및 공원 관리, 불법주차단속에 발 벗고 나섰다. 방학을 이용해 특기를 살려 중·고생을 위한 일어·한자교실을 개설하기도 했다.

할아버지 3인방은 '받기만 하던 경로당'을 '나누는 경로당'으로 탈바꿈시킨 기적의 주인공이다.


윤태 기자 yuntae@ecojournal.co.kr   

이 기사에 대한 소유권 및 저작권은 에코저널에 있으며 무단전재 및 변형, 무단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경우 법적 조치를 받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관련자료1
[기사목록]  [인쇄]  [메일로 보내기]  [오탈자 신고]  [글자크기 ] [저장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