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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품 팔아 모은 돈 기탁한 할머니 2007-12-23 19:59

1년 동안 폐품과 재활용품을 팔아 모은 수익금을 3년째 기부하는 사람이 있다.

서울 동작구 흑석1동에 사는 원성남 할머니(68, 사진)는 1년 동안 폐지와 재활용품을 수집해 팔아 모은 돈 70만원을 흑석1동 동사무소를 통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서울지회에 기부했다. 폐품을 팔고 돈이 생길 때마다 입금하다보니 통장 내역이 금새 다 채워졌다. 올해 초 새로운 기부통장을 만들어 1년간 폐지와 재활용품을 팔아 모은 돈 66만원에 자신의 돈 3만원을 보태 전달한 것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폐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함께 한 원성남 할머니를 '희망2008나눔캠페인- 62일의 나눔릴레이' 22호 행복나누미로 선정했다.

1년간 모은 통장을 꺼내면서 원 할머니는 "며칠 모인 폐지 팔아서 2만원이 모이면 은행에 가서 적금처럼 입금했어. 그러면 이자 가 더 많이 붙는 줄 알고.. 그런데 찾을 때 보니 만원 정도가 붙었더라고, 그래서 은행 직원한테 좋은 일에 쓸 건데 이자 좀 많이 달라고 했더니 은행 직원이 난감해 하더라고..."하며 웃으셨다.

원 할머니는 폐지를 모아 파는 친구를 도우려고 시작했던 일이 친구 사정으로 전해주지 못하게 되자 별도의 통장을 만들어 폐품 수익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매년 연말이면 1년 동안 폐품을 팔아 모은 돈을 이웃사랑 성금으로 2005년 60만원, 2006년 70만원을 기탁했다.

현재 원성남 할머니는 군인이었던 남편이 1966년 사망한 후 나라에서 지급하고 있는 국가원호연금을 받아 생활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폐품을 모으고 있다. 두 아이들이 어려서 혼자가 된 이후 어렵게 생활을 꾸려나가야 했던 원 할머니는 "당시 동사무소 직원의 도움으로 밀가루도 받고, 명절이면 연탄값과 양말 등을 지원받았다. 그 때 도움 받은 게 고마워서 되돌려 주고 싶은 마음에 틈틈이 이웃들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아는 스님의 소개로 조손가정에 월 20만원씩 생계비를 후원했고, 복지재단을 통해 전주의 남학생 1명을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월 4만원씩 결연후원도 했다. 한번은 독거노인들을 위해 친구들과 함께 50벌의 스웨터를 짜서 전달한 적이 있는데 다음날 어르신들이 고맙다며 직접 키우신 채소로 밥을 차려 주셨는데 그때 먹은 밥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모른다고 했다.

지난해 기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가족들이 모아오는 신문부터 책과 박스를 내놓고 알려주는 동네 사람들, 무거운 짐을 들어주겠다고 나서는 윗집 초등학교 아이까지 지원군들이 생겼다"며 "좋은 일은 내가 하고 이웃들이 고생하게 됐다"며 주변에 고마움을 전했다.

요즘은 힘드시니 그만하고 쉬시라고 주변해서 말리지만 원 할머니는 "운동도 되고 심심하지 않아서 좋다"며 "작은 거 큰 거 중요하지 않다. 마음만 있으면 도울 수 있고, 도우면 나도 즐거워진다"고 말했다.

박희자 기자 phj@eco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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