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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로또 '분뇨 수거차량' 2006-11-29 08:27
업무로 원주에 왔다가 다시 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이었다. 내 눈을 확 사로잡는 게 휙 지나간다. "아싸∼똥차다." 반사적으로 쾌재를 불렀다.

화장실이 수세식으로 바뀌면서 분뇨수거차량도 세월과 함께 많이 사라졌지만, 간혹 보게 되면 재수 좋은 일이 생길까 무척 기분이 좋다.

결혼식 날 비가 오면 "잘 살겠네" 축하해 주는 것과 지갑을 잊어버렸을 때 "액땜했다고, 잊어 버려라"라고 말을 해주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거 같다. 인생살이 새옹지마(塞翁之馬)인 것을. 안 좋은 상황에서 맘까지 상하지 않는 지혜를 주는 이런 우리 풍속이 있어 좋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집이 이사가면서 텃밭을 갖게 되자 엄마는 소변을 모아두셨다가 썩혀서 거름으로 밭에 주셨다. 나는 그 근처에는 가기도 싫어했다. 올해 초, 강원도 한 산골에 갔다가 화장실을 사용하게 됐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농기구가 걸린 창고였는데 따로 구덩이를 파 놓은 것도 아니고, 구석에 발을 올려놓는 길다란 돌과, 한 자루의 삽, 그리고 좀 떨어져 재가 한 봉우리 쌓여 있었다. 창고 겸 화장실이라 참 신기했었는데 냄새도 별로 없었다.


도시에서 수거해 가는 분뇨는 종말처리장에 모아 처리하는데 톤당 35,000원의 처리비용이 든다고 한다. 일부 지렁이 먹이로 쓰기는 하지만 고체로 만들어 소각하거나 해양 폐기를 한다고 하는데 중금속이 규정 이상 들어 있어 거름으로 쓸 수 없다고 한다.

모든 것이 땅에서 나고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 순리지만 문명이 너무 발달한 이 시대에 완벽한 순환은 기대할 수 없다. 현 시점에 맞게 환경을 보호하려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녹색'하면 우선 푸른 숲이 떠오른다. 나아가 깨끗한 환경이 떠오른다. 녹색은 공부하는 이의 책상에, 도로 거리표지판 등에 쓰이며 은연중 우리의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폐기물을 운반하는 이 차도 녹색세상을 꿈꾸며 녹색이겠지". 기약 없이 불쑥 만나게 되는 나만의 로또는, 내 삶에 나의 즐거움이다.



현지윤 국민기자 100zi@fo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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