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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가 극찬한 임진강 ‘황복’ 지금이 제철 2019-05-20 13:22
【에코저널=김포·강화】아무리 음식이 맛있어도 목숨을 걸면서까지 먹을 리 없겠지만, 중국 송나라 시대 최고 문장가인 소동파(蘇東坡)가 ‘죽음과도 바꿀 맛’이라고 극찬한 물고기가 있다. 바로 ‘황복(黃鰒)’이다.

소동파는 육질이 쫄깃쫄깃해 복요리 가운데서도 최고의 백미로 꼽히는 참복을 ‘강에 사는 돼지’를 뜻하는 ‘하돈(河豚)’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황복이 강에서 잡히기는 하지만, 민물고기가 아니라 복어목 참복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20일 한강하구인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전류리포구에서 만난 어부 심상록(81)씨는 “황복이 바다에 사는 물고기치고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 현재 잡히는 개체는 몸길이 15cm~25cm, 무게는 700~800g 정도”라고 말했다.

18살부터 60년 이상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한강하구에서 황복을 잡아온 심상록씨는 “과거에는 많이 잡으면 한 번에 20 마리 이상도 잡았지만, 현재는 1∼2 마리 정도 수준이다. 간혹 허탕을 치는 날도 있다”면서 “올해는 4월 말부터 고기를 잡기 시작해 20마리 이상 잡았는데, 김포시 등에서의 황복 치어 방류사업 효과로 많이 잡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강 하구에 있는 유일한 포구인 전류리포구는 강 건너 북한 개풍군을 마주하고 있는 군사지역이다. 조류를 잘못 타 북한으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해병대의 허가를 받은 어선 27척만이 눈에 잘 띄는 붉은 깃발을 배에 달고 조업에 나간다.

▲18살부터 60년 이상 한강하구에서 황복을 잡아온 심상록(81)씨가 전류리포구에서 태창호 횟집을 운영하는 아들 심미섭(51)씨와 자신이 잡은 황복을 들어 보이고 있다.

심상록씨는 “김포시 전류리포구에서 황복 조업을 하는 어부는 모두 27명이고, 파주시에서 20여명, 강화군에서 10여명, 고양시에서 5명 정도의 어부들이 임진강과 한강하구에서 황복을 잡는다”며 “연어, 황어, 숭어와 같이 회유(回遊)하는 회귀성어류에 속하는 황복은 서해 넓은 바다에서 서식하다가 산란기인 4∼6월 알을 낳기 위해 한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데, 이때 가장 맛이 좋다”고 말했다.

과거 금강과 섬진강, 낙동강 하구에서도 황복을 잡던 시기가 있었지만, 현재는 임진강(한강) 하류 강물이 바닷물과 섞이는 기수역에서 주로 잡힌다. 황복이 귀해지면서 ‘금복(金鰒)’이라고 불리기까지 한다.

황복은 하구역 오염이나 하구둑 건설 등 각종 개발로 인해로 회유가 어려워지고, 서식량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미식가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남획되면서 개체수 감소를 부채질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멸종위기에 놓인 황복을 1996년 1월 특정보호어종으로 지정해 허가 없이 채취·포획·가공·유통할 수 없도록 했다. 서울시도 한강에 서식하는 황복을 보호종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전남대학교 수산과학연구소 연구교수인 이완옥 박사는 “황복 성어는 산란을 위해 강에 올라오면 주로 참게를 먹고, 부화한 새끼들은 하류에서 새우를 먹는다”면서 “국립수산과학원과 경기도를 비롯해 파주시·김포시·고양시·강화군 등 지자체에서의 방류사업으로 임진강에 참게가 서식하고 있어 그나마 황복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황복이 임진강에서 주로 잡히고 있지만, 어부들이 조업을 하지 않는 한강 잠실수중보 밑에서도 매년 5월 첫 주부터 셋째 주까지 황복을 볼 수 있다”며 “금강의 경우엔 하구둑 등 구조물로 인해 황복이 상류로 올라가지 못하게 되면서 회유하기 어려운 조건이 됐다”고 말했다.

황복 요리는 회나 탕, 구이, 찜 등 다양하다. 쫄깃한 육질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회가 최고다.

콜라겐이 풍부한 황복 살은 딱딱할 만큼 쫄깃하다. 그래서 창호지처럼 최대한 얇게 썰어 내는 것이 기술이다. 회를 내어 놓는 접시가 투명하게 보일 정도다.

탕은 복 자체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중요한데, 매운탕보다는 지리로 요리한다. 회를 뜨고 남은 황복 머리와 뼈로 우려낸 담백한 육수에 콩나물과 미나리를 넉넉히 넣어 제 맛을 살려낸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소금으로만 간을 조절해 시원하게 만든다.

소동파가 황복을 ‘죽음과도 바꿀 맛’이라고 비유한데는 강한 독을 지니고 있기 때문으로도 풀이된다. 황복에는 알집을 비롯해 간, 장, 껍질 등에 독이 들어 있는데, 산란기에는 독성이 더욱 강해진다. 복어독인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은 무미무취하고 끓여도 없어지지 않는다. 황복 독이 있는 살과 껍질 100g~1kg 정도가 치사량이다.


지난해 치러진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아 강화군수로 출마했었던 한연희(59) 전 평택시 부시장은 “강화도 창우리 앞바다에서 잡히는 황복은 예전부터 ‘창우리 황복’은 임금님께 진상하는 귀한 음식재료였다”면서 “현재도 황복은 아주 귀한 음식으로 대접받으면서 미식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복어는 저칼로리에 타우린이 풍부하다. 고단백질이다.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을 함유해 몸의 저항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신경통, 고혈압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피부에도 좋다고 한다.
이정성 기자 jungsung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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