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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씨앗의 세계<2> 2006-02-14 11:40


식물 종자의 특징을 보면 열대식물에 비해 온대식물은 종자의 분산력이 뛰어나고, 일년생식물은 다년생식물보다 씨앗의 크기는 작고 수도 많다. 그러나 포식동물의 눈에 잘 띠는 큰 나무의 경우 씨앗은 크나 수가 적다.

씨앗의 크기는 식물의 수명과도 연관이 있는데, 수명이 짧은 식물은 서식지에 남보다 빨리 도착하기 위해 씨를 많이 만들어 퍼트린다. 나무는 빛과 양분이 적은 곳에 씨앗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위 환경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큰 씨앗을 만들어 낸다.

씨앗의 크기는 일반적으로 나무, 관목, 풀의 순서로 크기가 작아진다. 씨앗은 또한 후손을 남기는 전략이 연관돼 특이하게 진화해온 경우가 많다. 즉, 씨앗의 내부에 동물의 신경계와 근육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독성물질을 함유해 후손을 남기는 식물도 있고, 시차별로 여러 번의 꽃을 피워 분산거리와 휴면기간이 다른 씨앗을 생산해 언제 어디서나 좋은 환경이 조성되면 싹이 터 자날 수 있도록 진화된 식물도 있다.

부모가 자기자식을 보호하는 것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일지라도 후손인 씨앗을 무방비로 내던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식물은 인간이나 동물에 비해 훨씬 정적으로 그리고 교묘한 다단계의 방법으로 후손을 보호한다. 족도리풀, 밤송이, 잣송이와 같이 열매를 감추거나 가시와 송진으로 씨앗을 초식동물로부터 형태적인 수단으로 보호한다. 누린내풀, 어성초와 같이 잎, 열매, 그리고 씨앗이 쓰거나, 떫거나, 강한 냄새를 가지고 있는 방법으로 또는 애기똥풀, 박주가리식물은 줄기와 잎이 꺾이면 특이한 액을 분비해 자기보호를 하는 방법도 있다. 알카로이드, 탄닌 등 함유량을 높여 포식을 억제하기도 하는 생존전략도 가지고 있다.

식물과 동물간에 공생관계를 발전시켜 보호받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산벗나무는 개미에게 꿀샘에서 꿀을 제공하고 개미는 꽃과 열매를 해치는 동물을 막아주는 공생관계를 유지하면서 씨앗을 후손에 남기는 공생을 발전시켜온 경우도 있다.

대량으로 꽃을 피워 엄청난 씨앗을 만들어 외부 동물이나 곤충의 피해를 경감시키는 방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처녀치마는 이른 봄 10∼15cm의 꽃대에 보라색의 꽃을 피운 후 꽃잎이 시들기 시작할 무렵 꽃대가 50∼60cm정도 자라 씨앗을 퍼트리는 독특한 전파법을 가진 식물도 있다.

할미꽃과 제비꽃은 고개를 숙여 꽃을 피다가 꽃이 진 뒤 꽃대를 똑바로 일으켜 더 멀리 종자번식을 하려는 식물도 있다. 결국 식물도 부모 밑에 다량의 씨앗이 떨어진다면 종자간의 빛과 양분을 찾아 생존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더 멀리 날아가려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같은 경쟁은 섭식위험의 감소, 어머니가 자라는 생육지역에서 번지는 병과 곤충의 피해를 경감, 동족간의 교잡에 의한 퇴화를 감소시키고자 안전한 곳으로 떠나기 위함이다.

식물이 어머니로부터 열매를 맺어 떠날 때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단풍나무, 민들레 등과 같이 날개나 털과 같은 비행용 보조기구을 이용해 열매나 씨앗을 바람에 날려 멀리 퍼트린다. 수생식물인 벗풀처럼 물에 뜨는 종자를 만들어 물을 타고 멀리 이동하는 방법, 물봉선과 같아 열매의 절개선이 터지면서 씨앗이 터져 나와 멀리 분산시키는 방법, 도깨비바늘, 가막사리, 진득찰, 겨우살이 등과 같이 인간이나 동물의 몸에 가시, 갈고리, 끈끈이를 이용해 달라붙어서 멀리까지 종자를 전파시키는 방법이 있다. 이외에도 영양이 높은 과실을 만들어 동물들과 새의 먹이로 제공해서 씨를 배설을 통해 멀리멀리 종자를 전파하는 방법 등의 다양한 방법에 의해 자기 후손을 전파시키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식물은 종자결실형태에 의해 필요한 매개체를 유인하기 위해서 식물분포지역의 생태환경 특징, 즉 새가 많이 있는 산, 또는 동물이 많이 있는 산에 따라 나무나 식물품종의 분포가 차이가 난다. 새가 많은 곳엔 빨간색 또는 까만색 열매가, 동물의 분포가 많은 지역에서는 주황, 노랑, 갈색열매의 분포가 많다. 산이 낮은 인간 거류지역은 큰새의 종류가 많아 과육이 잘 발달된 품종의 분포가 많다.

생명의 흔적은 씨앗이라는 유전자 전달 매개체를 통해 남는다. 진화의 퍼즐을 맞추어 식물과 동물이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방법을 찾고, 인간은 식물과 동물간에 오랫동안 유지되며 진화되어온 협력자의 관계로 살아갈 때 생태계는 안정적으로 진화돼 갈 것이다.
<글·이상각 박사/들꽃수목원 생태환경농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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