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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알고 산으로 갈 때다 2014-03-25 03:20
자연계에서 인간은 숲을 맘대로 개발할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경제적 욕구 충족 위해 숲의 형태를 훼손한다는 생각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이순성
(철학박사)




【에코저널=서울】♠필수적인 생물 종의 보전
강원도 도지사 지인씨, 평창올림픽유치 단장 호연씨, 활강경기장 시설담당 기태씨, 정선군 주민대표 희선씨, 환경단체대표 진호씨, 그리고 산림청에서 나온 가리왕산 유전자 보호림 담당자 용철씨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개진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강원도지사가 지인씨였냐고요? 그게 아니라, 제가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환경철학 과목의 모의공청회 토론수업의 한 장면입니다.

▲우리는 자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제대로 알아야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사진 flickr)

평창올림픽 활강경기장 건설로 대변되는 산림 개발과 활강경기장 건설로 파괴될 가리왕산 유전자 보호림의 보존 사이의 미묘한 균형 잡기를 이런 모의토론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느껴보자는 취지입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 및 생물 종 서식처의 손실이 세계적인 이슈로 부상된지도 벌써 오래전의 일입니다. 인간의 산업 활동에 따른 자연 생태계의 변형과 훼손은 자연의 많은 생물 종들을 사라지게 했습니다.

생물다양성은 생물체의 유전적 구성, 생물종의 수와 종류, 그리고 서식지로서의 생태계의 다채로움을 의미하며 개별적 차원에서의 생태적 구조와 기능의 다양성을 포함합니다. 기본적인 생태계 또는 서식처가 유지되기 위해 생물 종의 보전은 필수적입니다.

생물다양성의 시간적 범위는 수 시간에서 수천 년 이상으로 펼쳐지며 공간적 범위 역시 국소적인 유전적 체계에서 개체를 거쳐 생물 군집으로, 더 나아가 지역생태계를 거쳐 지구의 생물권까지 포함됩니다.

▲산림의 경제성을 이유로 인간은 자연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사진 flickr)

♠생물다양성이 위협당하고 있다
학자들은 지구생태계의 균형과 유지에 있어 막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에 생물다양성의 손실을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산업사회 이후 생물다양성의 손실이 얼마만큼인지 수치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과학자들은 지난 50년간의 손실 비율이 지질학적 기록에 나타난 비율을 훨씬 초과하는 엄청난 규모라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뒤늦지만 부랴부랴 1992년 리우회의에서 생물다양성 보존 협약이 국제적으로 서명되기도 했습니다.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인간의 활동은 자연생태계를 변형시켜 경제적인 효율성이 높은 인공계로 만들거나 자연생태계를 남용 또는 오용하는 개발이 대표적입니다. 자원 채취 및 경제개발, 그에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환경오염, 그리고 단일종의 식물이나 동물로 특정화된 생산 시스템을 채택하는 것이 생물다양성 감소의 원인들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재생가능한 자원인 산과 숲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경제적으로 볼 때 비생산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산림의 생태학적 원리를 무시한 남용이나 오용은 또 다른 형태의 자원 황폐와 고갈을 가져올 수 있음을 우리는 명심해야 합니다.

산림의 경제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잘못 벌채하거나 숲을 훼손하게 되면, 수질 보호, 대기정화, 야생 동물과 식물의 서식처, 미적 가치, 휴양자원 등 환경적 가치가 감소되거나 소멸될 수 있습니다.

물론 반대로 산림의 무형 가치들을 보전하기 위해서 모든 산림의 경제적 활동을 전면적으로 막는다면 실물 경제 생산은 거의 제로가 되는 또 다른 극단을 결과한다는 지적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한쪽에서 아무리 보존을 외친다 해도 현실에서 실물 경제 생산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기에 그런 지적은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숲 생태계 기능의 이해
다윈의 진화론은 우리가 원시 지구에서 발생한 하등동물에서 나왔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한국의 물리학자 장회익은 '온생명론'을 통해서 우리 나이가 40억세라고 말합니다. 이제 우리와 자연의 관계를 재정립할 때도 되지 않았는지요?

인간의 활동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고 그것의 한계를 넘어서서 생태계의 안정과 균형과 조화를 허물어서는 자연과 공존할 수 없으며,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격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자연계에서 인간은 산과 숲을 임의대로 개발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인간은 오랫동안 여러 가지 형태로 숲을 개조시켜왔습니다.

우리의 필요에 따라서 언제 어디서나 경제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숲의 형태를 훼손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는 바꾸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숲과 산을 신주단지 모시자는 다른 극단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생태계의 원리를 잘 파악하고 그 원리에 따르는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산과 숲의 생태적 특성, 즉 산림과 환경조건과의 상호작용 및 생물 군집의 구성 상태, 무기물질과 수분의 양과 분포, 기후조건의 범위, 정도, 상태 등을 바탕으로 구조를 파악하고, 에너지의 흐름과 비율, 영양순화, 생태적 조절작용과 생물종간 상호작용 등을 바탕으로 하는 숲 생태계의 기능을 이해하는 것이 생태학적으로 산을 관리하고 보존하는 것의 기본입니다.

♠이 모습 그대로 아름답지 않습니까?
하찮아 보이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흙 한 줌, 그 속의 지렁이도 숲에서 모두 자기의 역할이 있으며, 그 나름의 값어치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자연의 순리이자 자연계의 법칙입니다. 균형 잡힌 산과 숲의 생태적 조화원리는 생물학적 다양성과 물리적 환경의 다양성에 있습니다.

지구가 생겨나면서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진화해온 수많은 생물의 종류와 각양각색의 생활방식은 그 나름대로 그들이 소속한 숲의 일원으로써 생태계의 기능적 역할을 발휘하면서 한데 어우러져 삶의 번영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 모습 그대로 아름답지 않습니까?

<기사제휴-인사이트>
(http://www.insight.co.kr)

필자는 서강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 학사,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 철학 석사, 동 대학교에서 영어교육학 석사, 서강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코넬대학교 박사후 연수를 한 후 서강대, 한림대에서 철학을 강의했으며, 현재는 강원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철학으로 가는 길'(공저), '한국여성철학'(공저), '사후세계의 철학적 분석'(번역서) 등이 있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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