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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사는 곳, 민가섬 2014-02-24 10:21


◀김지욱
(마케팅 전문가, 칼럼니스트)


【에코저널=서울】전에는 바다였던 이 곳에 한 줄기 바람이 이니
소금을 머금은 모래가 발목을 간질이고,
뒤이어 오는 바람은 짭조름한 향을 내 뺨에 문지르고 간다.

♠바람을 느끼며 천천히 걷다
작은 바위섬에 빈 집 한 채 외로이 서 있고, 바람 불면 모래 구르고 가을이면 염생식물들이 빨갛게 익어가는 이 곳은 김제시 진봉면 거전리 앞 바다의 작은 섬, '민가섬'이다. 새만금 방조제가 연결되고 간척사업이 진행되면서 뭍으로의 변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곳 중 하나로, 전체 간척지의 거의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이 곳 바위에 오르면 사방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민가섬에 건조한 날이 계속될 때면 마치 사막에 온 듯한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이 민가섬에 가려면 거전리 마을을 통과하여 바닷가 끄트머리에 있는 '종점' 표지판을 지나야 한다. 전에는 갯벌이었던 곳으로 아직 충분히 굳지 않은 곳을 지나면 자동차가 빠져 못 나올 수 있으니 차로 이동할 때엔 주의할 필요가 있다.

민가섬까지의 심리적 거리는 차로 가도 한 순간이고 걸어가도 한 순간이다. 이 곳까지 온 마당에 급하게 돌아 다닐 필요가 있을까? 차를 버리고 천천히 걸으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으니 적당한 곳에 차를 버리고 천천히 걸어서 들어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여기에 들어오는 입구 이정표에 '바람길 코스'라고 적어 놓았듯, 이 길은 바람을 느끼며 걸어가기 좋은 길이다. 이 바람에 실려 오는 향과 소리가 그때그때 다르고, 황무지 같은 곳에 자라나고 있는 풀들이 뿜어내는 재생의 기가 충만하니 카메라를 둘러멘 사진가에겐 이보다 행복한 풍경이 없다.

▲급한 마음 접어두고 천천히 걸으면서 뺨을 스쳐가는 바람 그리고 향기로운 꽃내음을 맡아보자.

민가섬 근처로 가면 건조한 날이 계속될 때엔 사막 같은 모습이 곧잘 펼쳐진다. 이런 날엔 바람이 모래를 쓸고 다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아직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바닷물이 드나들고 배들도 왕래를 하지만, 물이 더 빠지면 저 앞에 서 있는 배도 나갈 곳을 잃을 날이 오겠지!

그 때가 되면 이 바람은 또 무엇을 실어 나르고 있을까?

♠망해사와 벚꽃
상념에 빠져 풍경을 즐기다 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가니 쉬이 배고픔이 찾아온다. 바깥세상으로 돌아 나가는 길에 작은 포차가 있으니 여기에서 맛난 칼국수 시켜서 요기를 하거나 조금 나가서 심포항에서 요기를 해도 되겠다.

그리고 시간이 된다면 바다를 면한 곳에 세워진 자그마한 절, 망해사에 들러 낙조를 보는 것도 좋다. 작고 허름해 보이는 절이지만 백제시대까지 역사가 이어지는 제법 유서 깊은 절인데, 봄이면 절 입구에 흐드러지게 피어오르는 벚꽃이 참 좋은 곳이다.

<기사제휴-인사이트>
(http://www.insight.co.kr)

필자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에서 지각심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 리서치, 한국능률협회컨설팅, TNS KOREA에서 근무했으며 매그넘 코리아 리더스클럽, 내셔널지오그래픽아카데미를 수료했다. 현재 마케팅 컨설턴트이며, 사진을 강의 중이다.




편집국 yuntae@eco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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