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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규제, 이제는 그만 풀어야 2008-07-03 20:50



이경율 회장
(사)환경실천연합회


'같은 용도에 다시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한번 사용하도록 고안된 제품으로써 대통령령이 정하는 제품' 자원절약법 제2조 제10호에 명기된 1회용품에 대한 정의다.

요즘 이 1회용품들에 대한 규제가 망아지 고삐 풀리 듯 줄줄이 풀리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난 이후, 커피전문점 등에서 사용하는 1회용종이컵에 이어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1회용 도시락, 종이쇼핑백 사용을 금지한 규제가 전면 해제됐다.

국민여건의 변화 등으로 1회용종이컵과 종이쇼핑백이 제대로 재활용되고 있으며, 합성수지 도시락 용기는 대체재질의 확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개정이유로 밝혔다.

하지만 현재 1회용품이 얼마만큼 분리수거와 재활용되고 있는지, 매일매일 먹는 1회용 도시락에서는 과연 인체에 유해한 환경호르몬(다이옥신 등)이 검출되지 않는 것인지, 등에 대한 검증은 아직 미지수다.

정부가 지난 6월에 '기후변화대응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생활폐기물은 연간 320만톤, 사업장폐기물은 1067만톤 줄이기, 2012년까지 생활폐기물 재활용량을 70만톤 확보하겠다고 내세웠다.

금지규제가 풀리면 1회용품에 대한 사용량이 늘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인데, 현재의 재활용률 즉, 경기도만 보더라도 구리시(2007년5월 발표) 90% 재활용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안산시의 경우 28%(2008년1월 발표)에 그쳐 많은 과제를 남겨두고 있는 실정에서 대안 없이 풀기만 한다는 것은 1개월 전에 약속한 정부의 정책이 '허공에 뜬구름 잡는' 소리가 되는 것이다.

규제를 완화하기 이전에 1회용품을 대체하는 친환경대체기술과 실용화 노력이 더 있었는지? 합성수지 도시락 용기는 대체재질의 확보를 위한 노력이, 최소한 비닐쇼핑백 규제를 풀기 전에 재활용되지 않는 비닐코팅을 금지하는 조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하지 않았나? 전문가들의 이러한 지적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회용품 사용에 대한 규제는 쓰레기문제해결과 자원재활용, 과도한 플라스틱, 비닐 등의 1회용품 사용으로 인한 환경호르몬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단이다. 이를 위해 1980년대부터 정부나 시민단체, 국민들은 1회용품 줄이기 운동에 적잖은 노력을 기울인 것 역시 사실이다. 물론, 이러한 노력들이 있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정책효과가 없는 규제나 국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전시행정은 합리적으로 재정비돼야 바람직하다.

문제는 한 나라의 정책을 바꾸는 것은 속도전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치 준비된 것인 양 속전속결로 규제완화를 외치는 것은 일관성이나 원칙을 잃어버린 급한 행정이요. 이러한 행정은 국민들을 설득시키지 못한다.

이러한 우려들이 1회용품 사용제한 축소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상수원 공장입지 규제 완화, 계획관리지역 소규모 공장 환경성 검토 면제, 수돗물 민영화 등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들이 잇달아 등장했다. 앞으로 815개 규제개혁과제 중 80여 가지 규제를 논의를 거쳐 폐지하거나 개선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고 한다.

조급한 성과주의에 빠져 추진한 밀어붙이기식 규제완화정책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장기적인 발전을 이루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관점에서 제반정책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된다.

1회용 종이컵 고작 5g이지만, 제작에서 폐기까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11g이라고 한다. 1년간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종이컵은 약 120억개, 그것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약 13만2000톤, 이를 흡수하기 위해 심어야 할 나무 4725만 그루.

분명 이와 같은 환경이야기들의 대부분은 조금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환경보호를 위해 또는 안전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자연을 아끼고 에너지 절약을 생활해야 한다는 대의적 명분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 실천사례를 무시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간과한 채로 그저 그 논리에 무작정 따르게 한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을 것이다.

최소를 지키며, 규제나 법 이전에 국민들의 공감과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정부. 누구나 에너지를 아끼고 자원을 재활용해야 하는 고유가 시대에 내놓은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杞憂)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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