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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실종 2007-10-29 23:59



이승호 책임연구원
(한국종합환경연구소)


2006년 가을 미국의 펜실베이나주에서 최초로 꿀벌 실종 사건이 보고됐다. 집단으로 벌떼가 벌통을 두고 사라진 이러한 현상을 'CCD'(Colony Collapse Disorder, 군집붕괴현상)라고 부른다.

현재는 미국의 절반 이상(미서부해안 양봉업 60%, 미동부해안 70% 양봉업)의 주에서 CCD로 인해 꿀벌이 사라졌다. CCD현상은 미국 뿐만 아니라 영국, 스페인,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그리스 등과 동남아 국가를 비롯하여 우리나라에도 보고되고 있다.

꿀벌이 좀 사라진 것을 가지고 '웬 호들갑'이냐고 할 수도 있으나, 꿀벌이 하는 일을 보면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다. 식물은 수분 방법에 따른 충매화(entomophilous flowers, 蟲媒花), 풍매화(anemophilous flower, 風媒花, 매개체: 바람), 수매화(water pollination, 水媒花, 매개체: 물), 조매화(ornithophilous flower, 鳥媒花, 매개체: 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충매화는 곤충을 매개로 수분을 하는 식물이다. 우리 인류의 먹거리 중 상당부분이 충매화(전체 작물의 1/3)에 연관돼 있다.

물론 충매화는 곤충을 매개로 하기에 나비류, 나방류, 파리류, 등에류 등도 매개자로써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충매화 중 80%가 꿀벌의 수분에 의존하고 있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이러한 심각성을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없어진다면 인류는 4년 안에 멸종할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렇듯 꿀벌은 인류의 생존에 꼭 필요한 곤충이다.

꿀벌의 실종에 대해서는 많은 설이 있다. ▲전자파, ▲살충제, ▲기후변화, ▲바이러스, ▲유전자 변형작물 등이 CCD의 추정요인이다.

먼저 전자파가 인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독일의 헤르만 스티버 박사팀은 전자파에 노출된 꿀벌이 집을 찾아오는 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휴대전화 전자파가 벌의 방향탐지 시스템에 영향을 줘 귀소본능을 떨어뜨린다고 보고했다.

살충제는 인류가 작물의 작황을 좋게 하기 위해 뿌리는 것으로,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살충제의 종류가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살충제들은 곤충에 대한 영향정도에 대한 장기간 모니터링 없이 살포되고 있는 것도 있다. 과도한 살충제 사용은 곤충은 물론 생물농축에 의해 인류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기후변화가 CDD의 요인으로 추정된 것은 2006년이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한 해였다는 이유에서다. 꿀벌들이 활동할 때와 기후가 맞지 않으면 꿀벌들은 먹이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꽃의 개화시기가 앞당겨진다던지 늦어지면 꿀벌들의 활동과 맞지 않아 꽃의 입장에서는 수분이 문제가 되고 꿀벌의 입장에서는 먹이활동에 장애를 받게 되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CCD의 원인이라고 하는 설은 최근의 연구결과에서도 나타난다.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의 인터넷판인 '사이언스 익스프레스' 최신호에 실린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이스라엘 급성 마비 바이러스(IAPV)'가 꿀벌 집단이 사라지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에서 경작하고 있는 옥수수의 40%가 유전자 변형작물이다. 박테리아를 주입해 곤충에게 해로운 독소를 지니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옥수수는 건강한 벌에는 별다른 해가 없었지만 기생충이 감염된 벌들이 그 독소를 먹었을 때는 대량 몰살되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벌의 실종과 유전자 변형작물이 유관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다양한 꿀벌 실종의 추정원인들은 아직도 추정에 그치고 있다. 인류가 벌여놓은 행위(?)가 너무 많아 그 행위들을 모두 의심 해보려면 아주 많은 실험을 해야 할 것이다. 그 만큼 인류가 생태계에 미치는 간섭정도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앞으로 또 어떤 생물종이 우리 앞에서 사라질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되리라고는 확신할 수 있다. 지금처럼 인류의 이기주의로 생태계를 대한다면 그 시간은 단축될 것이다. 지금 일어나는 이상 현상들은 모두 환경의 부메랑이다. 환경이 늘 우리 곁에서 우리들의 투정을 들어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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