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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길이 있는 초등학교 2006-10-16 23:49
초등학교에서의 '작은 전시회'


사실은 사진전시회 광경을 한 컷 찍으러 갔다.

초등학교 환경연구학교 공개발표회 행사에 우리 국유림관리소 연구모임의 야생화 사진을 전시하기로 한 까닭이다.

46번 도로변 만해마을을 조금 지난 곳에 있는 아담하고 예쁘장한 용대초등학교를 다녀왔다. 올해 단풍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조금 실망하고 있었는데, 이제 절정을 향해 가는 은행나무와 어우러진 초등학교 교정은 동화 속 장면 같았다.

샛노란색의 곧 질 것 같은 낙엽이 아니라, 이제 여름에서 가을의 절정을 향해 달리는 연두색과 노란색의 절묘한 그라데이션!, 그 곳에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구석구석 아이들의 작품과 우리 관리소의 야생화 사진이 자연스레 배치돼 있었다. 대부분이 '꽃누르미'를 이용한 작품이거나, 나뭇잎, 나뭇가지, 풀을 이용해 표현한 작품들이었다. 요즘 아이들이 이런 교육을 받으면서 자라는구나..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이 자주색 지느러미 엉겅퀴, 우리 동네 진짜 많아요.. 어, 흰색은 못 봤는데..."
"아, 금낭화다!"
"금강애기나리?"
" '금강'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대부분 흔하지 않고 귀한 것들이래" 짧은 지식이지만, 조금 설명을 곁들였다. "이건 누나가 다니는 사무실 사람들이 직접 찍은 거야." 조금 자랑을 섞기도 했다. 물론 아이들은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표정이었지만...

그 곳에서 만난 학생들에게 "너희들이 다니는 학교가 얼마나 예쁜지 알고 있니?"라고 물었다. 이들은 대수롭지 않게 "에이∼∼"라고 대답했다.

나는 "정말이라고, 이런 예쁜 은행나무가 주욱 늘어선 학교가 어디 흔한지 아느냐.. 이런 벚나무는 또 얼마나 예쁘니..."라면서 애써 설명을 늘어놨다.

한 학년에 한 반씩, 전교생이 200명이 채 안되는 학교에서 나는 모처럼 마음이 푸근해 졌다.
가끔 참 부럽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어려서 시골에서 자란 아이들의 추억이다.

시골에서 자란 아이들이 경험한 사계절은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의 그것과 아주 다르다. 이 아이들이 만져본 나뭇잎과 흙과 노란색, 녹색의 느낌, 계절마다 다른 하늘, 학교의 이미지는 노력해서 터득하려고 해도 배울 수 없는 것들이다.

내가 한 학교 칭찬을 아이들이 의미 있게 들었을지 모르겠지만,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이라고는 모두 도시스러운 일상인 내게는 아이들이 더할 수 없이 부럽기만 했다.

혹시 근처에 오게 되면 이 가을이 지나가기 전에 은행나무 길을 다시 한 번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발을 돌렸다.



<김찬란 국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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