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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인한 ‘물 재해’ 대비해야 2023-05-09 23:34



◀최영남
(시흥녹색환경지원센터 사무국장)



【에코저널=시흥】“4대강 보를 채워 물그릇을 사용할 것이냐, 아니면 헐고 흐르는 강으로 재자연화 할 것이냐”

지난 4월 25일 정부와 시민․환경단체가 각자의 입장을 강하게 내세우며 정면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제2기 국가물관리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영산강․섬진강 유역 중장기 가뭄대책‘을 심의, 의결했다. 기후변화로 극단적인 가뭄이 오더라도 61만㎥ 가량의 용수를 더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영산강․섬진강의 댐을 연결하고, 담의 바닥에 깔린 사수(死水)까지 사용하는 방안과 영산강 죽산보의 물을 농업용수나 생활용수로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반면에 이날 오후 시민․환경단체는 서울 종로구 역사기념관에서 ‘생명의 강 3000인 선언대회’를 열고 정부의 물관리 정책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4대강 또 죽이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선언문에서 “4대강 사업은 대다수가 반대했고, 준공 이후부터 극심한 녹조가 창궐했다”며 “윤석렬 정부는 4대강 보를 활용하겠다며 가뭄을 정치적으로 악용해 수문을 닫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강 자연성 회복은 세계적 흐름”이라며 “생명의 강을 살리는 문제는 정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0년 세계자원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약 20억명이 극심한 물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남부지방에서는 아주 심각한 가뭄 현상을 겪고 있다. 특히, 전남지역은 50년 이래 최악의 가뭄에 직면해 있다. 보길도, 완도 등 도서지역이 장기간의 제한급수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최근 5월 초에 내린 강우로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여 그나마 다행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폭우 등으로 인한 재해가 언제든지 닥쳐올 수 있다.

만일 수도권지역에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면 어떨까? 수도권 2600만 주민에게 화장실, 설거지, 청소 등에 쓰이는 생활용수가 제한적으로 공급된다면 가정에서는 불편을 넘어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삼성, 현대, LG, SK 등 큰 규모의 사업장은 물론 수많은 사업장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들 사업장이 양질의 용수를 제때 공급받지 못한다면 나라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낙동강, 영산강, 섬진강 유역 등이 수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에 수도권지역은 오랫동안 물 걱정 없이 지내왔다. 저수량 2억4400만㎥의 팔당댐이 있고, 그 상류에는 29억㎥의 소양강댐, 27억5천만㎥의 충주댐, 8700만㎥의 횡성댐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해 주기 때문이다.

현재 용인시 원삼면에 추진 중인 용인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공업용수의 일부인 하루 26만5천㎥를 확보하는데 환경부, 여주시와 쉽지 않은 협의과정을 겪었다. 앞으로도 추가 물량의 확보가 필요한 형편이다. 현재 정부는 국가의 미래먹거리 사업 확보를 위해 대규모의 K-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을 추가로 발표했다. 국가의 생존을 위해서는 어차피 갈 수밖에 없는 방향이다. 이들 역시 충분한 용수 공급계획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사업추진이 곤란하다.

수도권의 예를 들었지만 다른 지역 많은 지자체에서 충분한 물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9년 9월 국가유역관리위원회와 유역관리위원회가 출범했지만 물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보다는 4대강 보 개선이라는 목적을 두고 해체 또는 개방에 초점을 맞춘 논의에 중점을 뒀다. 4대강 보에 대해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과학인 근거보다는 이념적인 논리에 좌우돼 논의되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

이제는 다가올 미래의 물 문제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할 시기다. 결코 이념적 접근이 아닌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국민에게 충분한 이해와 설득을 통해 원만하게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매년 7월에서 9월까지 약 70% 이상의 비가 집중되는 우리나라의 강우 패턴과 각 지역의 특성 및 여건을 분석해 안정적인 물 확보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흔히들 ‘21세기는 물의 시대’라고 할 만큼 물의 중요성이 매우 강조되는 시기다.

기후변화에 따른 물 재해에 슬기롭게 대비하는 정부정책과 각 부문에서의 적극적인 실천이 국가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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