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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난초에 반해 호 지은 박연 2023-03-26 07:44
금강 천리 길을 걷노라면(9)

【에코저널=서울】죽청교를 지나 ‘양산심천로’를 따라 강변길로 계속 걷는다. 태소마을을 지나 기호보건진료소가 있는 마을 과수원에는 한 참 무르익어 가야 할 사과가 무리 지어 떨어져 있고, 옆의 포도밭에는 마을의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려 익어간다. 강변에 있던 ‘가시박’은 산으로 기어오를 준비를 이미 끝냈고, 그 옆의 머루도 덩달아 송이를 키워나간다.

빠르게 흘러 내려오던 물살이 갑자기 고요해진다. 영동 심천(深川)은 말 그대로 ‘깊은 내’라 그런지 빠른 물살을 강바닥으로 흡수해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하다. 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에서 매입한 땅에는 <1. 농작물을 재배하는 행위, 2.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 3. 함부로 점유하는 행위> 등 금지행위를 알리는 알림판이 수변구역을 지키고 있고, 그 앞을 지나 언덕길로 힘겹게 올라가니 오늘의 종점인 난계국악박물관이 나온다.

깊은 잠을 자고 난 후 개운한 마음으로 오늘은 옥계폭포로 방향을 돌린다. 옥계폭포는 달이산(또는 월이산, 551m)의 주봉과 서봉 사이에서 내달리는 산등성이 아래에 있는 폭포다. 멀리서 폭포를 바라보면 여자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 여성을 상징하기도 해서 구슬 옥(玉)자를 써서 옥계폭포라고 했다는 설도 있다. 약 30여m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오색 물보라를 일으키며 속세가 아닌 신선의 경지를 방불케 하는 듯하다.

우리나라 3대 악성의 한 분이신 영동군 심천면 출신 박연(朴堧, 1378년 8월∼1458년 3월)은 오색영롱한 폭포수 아래에서 피리를 연주하다가 바위틈에 난 난초에 반해 호를 난초 난(蘭)자와 시내 계(溪)자를 써서 ‘난계(蘭溪)’라고 했다고 한다. 옥계폭포를 일명 ‘박연폭포’라고도 하며, 많은 시인 묵객들이 찾아와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단군 동상.

옥계폭포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간다. 폭포 위에서 달이산으로 가는 등산로를 피해 직진해 나오니 비교적 평탄한 지형에 단군할아버지 동상이 나오고, 돌로 쌓아 만든 삼족오(三足烏) 형상을 한 조형물도 나온다. 이곳은 모 재단에서 운영하는 명상센터로 우리 고대 선조들의 이상을 수련하는 곳 같다.

▲돌무더기로 만든 삼족오 형상.

우리민족은 고대부터 천지인(天地人) 사상을 가진 민족으로서 태양의 아들, 하늘의 아들을 상징하는 삼족오를 만물의 상징물로 사용해 왔다고 한다. 그리고 고구려 벽화나 유물에 많이 그려져 있으며, 우리민족이 천손(天孫)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 이치로서 세상을 다스린다)” 정신을 펼쳐 나가라는 뜻 같다. 마곡마을로 나오는 길목에도 우리 민족의 기본경전인 천부경(天符經)을 새긴 비석이 보인다.

▲난계 박연 동상.

마곡마을에서 난계국악박물관 쪽으로 나와 난계사(蘭溪祠)를 방문한다. 난계사는 영동군 심천면 출신 박연(朴堧)의 영정을 모신 사당으로 1973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박연은 조선조 세종 때 음악을 전념하는 ‘관습도감 제조’가 되어 당시에 불완전한 악기의 율조(律調)를 정리해 악서를 편찬했다. 궁정에서 향악을 폐하고 아악을 연주하게 하는 등 궁중음악을 개혁했다. 피리에 능했으며, 조선 초기에 국악의 기반을 닦아놓은 업적으로 고구려의 왕산악, 신라의 우륵과 더불어 3대 악성으로 추앙받고 있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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