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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발전 발목 잡는 ‘계급문화’ 2017-08-06 01:53
【에코저널=인도 델리】인도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장애는 세습적으로 계급을 나눈 ‘카스트 제도(Pyramid of Caste system)’다.

카스트는 오랜 세월 인도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아왔다. 익히 알고 있는 브라만(Brahman·사제자), 크샤트리아(Kshatrya·무사), 바이샤(Vaisya·농민·상인), 수드라(Sudra·노예)의 4가지 카스트 외에도 이들 카스트 밑엔 수많은 하위(sub) 카스트가 있다. 카스트에 속하지 못한 아웃카스트(outcaste)인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untouchable)은 멸시의 대상이다.

마하트마 간디 등 시민 지도자들이 하위 카스트에 대한 사회적 차별 철폐 개혁 노력을 벌인 결과, 불가촉천민을 ‘신의 자식’이라는 뜻에서 ‘하리잔(Harijan)’으로 바꿔 부르고, 이들의 사원 출입도 가능하게 됐다.

올해 7월에는 불가촉천민 하리잔 출신인 람 나트 코빈드(Ram Nath Kovind·)가 제14대 인도 대통령에 취임했다. 인도는 총리가 내각을 이끌기 때문에 대통령은 의전역할만 수행한다.

앞서 2014년 7월,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제15대 인도 수상은 차(茶)를 팔던 장사꾼이다. 잡화상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불가촉천민은 아니지만, 카스트 신분제의 하위계급인 바이샤 출신이다.

카스트 상위 계급이 아닌 총리와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인도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1955년 불가촉천민법이 제정돼 최하층 카스트인 불가촉천민 박해를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 만큼 오랜 세월 기득권 세력으로 성장해 온 상위 카스트들의 기득권 지키기가 철옹성처럼 견고하기 때문이다.

인도의 카스트제도에 대한 법적·사회적 변화가 일고 있지만, 너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일부 인도인들에 따르면 카스트 동맹은 여전히 인도에서 강력한 세력으로 존재하고, 부와 권력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카스트가 새롭게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 일행이 탄 버스 안에서도 작은 카스트가 존재했다. 두 명의 운전기사 중 보조기사(조수)역할을 하는 친구가 최하위 카스트, 그 다음 고참 운전기사, 가이드, 고객인 우리 투어팀 순으로 보이지 않는 계급이 작동했다. 가이드가 운전기사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종종 목격했다.

카스트제도와 함께 종교적인 갈등도 인도 발전의 장애 요소 중 하나다. 인도는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시크교 등 4개 종교의 발생지다.

약 13억명의 인구 중 무신론자가 거의 없는 인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믿는 종교는 80.5%를 차지하는 힌두교다. 이어 이슬람교 13.4%, 기독교 2.3%, 시크교 1.9%, 불교 0.8% 순이다. 이밖에 조로아스터교·유대교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한다.

인도의 명문대인 네루대학교(Jawaharlal Nehru University) 한국어학과를 졸업한 인도 현지가이드 리뚜라즈 꾸마르(Rituraj Kumar·33)는 힌두교와 이슬람교를 믹스한 시크교도다. 그는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Muslim)을 아주 싫어했다.

리뚜라즈는 “이슬람교는 여러 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이슬람국가(IS) 추종 무장단체의 테러행위만 봐도 알지 않느냐”고 말한다. 무슬림의 기도방법에 대해서도 크게 비난했다. 이들이 매일 새벽 5시부터 5분씩 하루 5차례 큰 소리로 행하는 기도가 주위에 큰 피해를 끼친다는 것.

실제로 우리 일행이 자이푸르(Jaipur)의 나하르가르성(nahargarh fort)에 올라 야경을 감상하는데, 어느 순간 우리나라 초상집의 곡소리와 비슷한 기도소리가 도시 전체에서 스피커를 타고 크게 울리기 시작했다. 곳곳의 이슬람사원에서 동시에 올리는 저녁 기도소리였다.

리뚜라즈는 “그나마 낮과 저녁에 들리는 기도소리는 참을 수 있다”면서 “새벽 5시에 온 동네가 떠나갈 듯 시끄럽게 떠드는 기도소리에 곤히 잠자는 시민들을 깨우는 일은 정말 불쾌하기 그지없다”면서 “이슬람교는 열심히 일한 뒤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다음날 다시 출근해 일을 할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 종교”라고 비판했다.

▲인도 델리 도심 도로변의 노숙인 가족.

심각한 빈부격차도 인도의 큰 문제다. 집 없이 거리에서 노숙하는 인도인들의 숫자는 집계조차 어려울 정도다. 인도 인구의 30%인 4억명 가량은 하루 900원(50루피) 이하의 돈으로 생활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여행지에서 만난 한 인도인은 필터 없이 종이에 대충 말은 담배를 피웠다. 값싼 중국제 1회용라이터 조차 구하기 어려운 형편인지 성냥을 사용해 담뱃불을 붙였다. 마지막 숙소인 공항 인근 5성급 홀리데이인 호텔에는 화려한 치장을 한 인도인들이 떼를 지어 몰려와 밤늦게까지 여흥을 즐기는 등 큰 대조를 보였다.

▲인도식 패스트푸드를 파는 상인은 현금, 그것도 ‘인디언 머니(Indian money)’로 불리는 루피(rupee)만 받았다. 많은 나라에서 쓰이는 통화인 미국 달러도 거래하지 않았다.

인도의 현금거래 비중은 98% 수준으로, 전체인구의 2%만이 신용카드를 사용한다. 은행계좌를 갖고 있는 인구도 15%에 불과하다. 인도의 지하경제 규모는 GDP대비 30%에서 무려 70%까지 추정되고 있다.

▲인도의 영웅으로 일컬어지는 ‘마하트마 간디(Mohandas K. Gandhi)’의 얼굴이 들어간 2천 루피 화폐.

이에 지하경제를 양성화시키는 정책도 이뤄지고 있다. 인도의 모디 총리는 작년 11월 8일, 전체 통화량의 86% 이상을 차지하던 구권 500루피와 1000루피 지폐의 통화자격을 박탈하고 이틀 뒤인 10일부터 신권 500루피와 2000루피를 발행 유통하는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심각한 부패가 낳은 ‘검은 돈’을 양지로 끌어내고 이를 통해 세수입을 늘리겠다는 취지였다.

리뚜라즈는 “심각한 빈부격차로 인해 빈곤층이 늘면서 국가는 세금도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있다”면서 “인도인의 95%는 세금을 내지 않고, 5% 정도의 국민이 납부하는 세금으로 국가 재정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성 기자 jungsung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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