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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농협, 모두 원로조합원들 덕분입니다" 2009-06-29 14:29
<인터뷰>이규태 양평농협조합장


"오늘날 양평농협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허리띠를 조르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원로조합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36년 동안 농협에서 잔뼈가 굵은 '전통 농협맨' 양평농협 이규태 조합장(57 사진)의 말이다. 이규태 조합장은 "농협이 어렵던 1970∼1980년대에는 벼를 수매하는 시기인 가을철에 출자증대운동이 잦았다"면서 "벼를 팔아 돈을 손에 쥔 농민들에게 출자를 강권하거나, 심지어는 대출금에서도 강제로 출자금을 공제하는 등의 강제출자가 빈번했다"고 말한다.

이규태 조합장은 "가뜩이나 어려운 농민들에게 출자금을 강제로 징수하다시피 한 이후에는 늘 농민들 보기가 미안하고 어려웠다"면서 "조합장이 된 뒤에는 오늘의 양평농협을 만들어 준 원로조합원들에게 미약하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일을 하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한다.

이 조합장에 따르면 양평농협 초창기 이후 현재까지 생존한 조합원은 대략 1850명. 양평농협은 이들 원로조합원들에게 3개년 계획으로 매년 1인당 10만원씩 '감사회원사은출자금' 명목으로 돌려주고 있다. 선진지 견학에도 원로조합원을 우선적으로 참가시키는 등 다양한 예우를 갖춰 나가고 있다.

이 조합장은 "우리 농업이 소규모 농업에서 탈피, 규모 있는 농업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지면적이 협소한 농가에서 농기계 구입비용 등으로 농가부채가 증가하는 등의 악순환의 고리를 이젠 끊어야 한다는 것.

실제로 양평농협은 작년 하반기부터 농가에서 빚을 내 구입한 콤바인, 승용이앙기, 트랙터 등 중고농기계를 매입한 뒤 저렴하게 재임대해주고 있다. 현재까지 8억원 정도를 투자해 30여대의 농기계를 매입, 농가부채 경감에 기여했다.

양평농협은 단순한 농기계임대사업에 그치지 않고, 농사짓는 일도 농협이 대신해주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농협이 보유한 농기계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물론 갈수록 고령화되는 농촌현실을 고려한 것.

이 조합장은 "농촌의 어르신들이 소규모 농사를 짓기 위해 1년 내내 고생하시는 모습이 안타깝다"면서 "우선적으로 독거노인 등을 위주로 농작업을 대신 해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평농협 하나로마트는 신선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특히 식당 등 식자재를 대량 구매하는 업소를 상대로 운영하는 '식자재매장'은 이젠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 김포에 위치한 사찰에서 수행하는 한 여승은 승합차를 이용, 1주일에 1차례 이상 '양평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양평농협은 친환경농업특구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의 판로 개척에도 앞장서고 있다. 양평농협은 지난 2007년 5월 용문농협, 양서농협과 공조해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을 공동을 수집, 판매해오고 있다. 3개 지역농협은 친환경유통연합사업단을 구성, 3개 농협 관내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을 수집한 뒤 재포장해 판매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10억원 정도로 이중 5억원 정도가 양평농협의 매출액이다.

이 조합장은 "과거에는 농민들이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 농사를 지었다면, 이제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농사가 되어야 한다"면서 "특히 값싼 수입농산물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제 우리 농업도 경쟁력 있는 '상업농'(商業農)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조합장은 지난해 양평에서 생산된 친환경쌈채가 잘 선별됐음에도 불구, 타지역 제품에 비해 경매가격이 1천원 정도 적은 사실을 보고, 크게 놀란다. 이후 이 조합장은 작목반회의에 직접 참석하는 등 이유를 꼼꼼히 분석했다. 원인은 포장재였다. 얇은 골판지로 포장돼 비가 오거나 날씨가 습하면 포장재가 훼손되는 것은 물론 상품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양평농협은 올해 사업계획에 포장재 비용의 일부를 지원키로 하는 사업을 반영했다. 이후 쌈채 경락가격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이 조합장은 유병덕 前조합장을 비롯해 선배님들이 어렵게 만들어 놓은 사업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이 조합장은 "농민들이 힘들게 지은 농산물의 판로를 개척해 나가는데 힘을 보탤 것"이라며 "조합원들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존재하는 농협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한다.

한편 이 조합장은 1975년부터 농협에 투신, 2005년 조합장 출마를 위해 사직한 뒤 2006년 1월 조합장에 취임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정성 기자 jslee@eco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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