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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공단 국정감사장서 민낯 드러내 2018-10-26 01:39
전직 공단 직원의 폭로…총체적 문제점 확인

【에코저널=서울】25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본부 국정감사 상당 시간은 한국환경공단에 대한 폭로전으로 치러졌다.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비례대표)은 작년 11월 준공한 뒤 정상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환경공단 안성폐비닐습식처리시설과 관련, “하루 처리량 60톤, 연간 1만2천톤 처리용량으로 당초 55억원을 들여 설계·시공했는데,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환경부 재활용과장과 한국환경공단 이사장도 공장을 방문했는데, 전혀 눈치를 못 챘다”고 말했다.

임이자 의원은 “올해 5월부터서야 가동을 시작했지만, 5개월 동안 29일밖에 정상가동을 못했다”며 “처리량과 생산량은 28%, 공급량은 17%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안성폐비닐처리시설의 현장 동영상을 소개하면서 임 의원은 “물이 흘러넘치는 폐수처리장과 다 풀어진 압축기, 찢어진 탈수기, 보수해도 엉망인 칼날 등 잘못된 설비로 인해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까지 받게 됐다”며 “현재 감사원 감사를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임 의원은 안성폐비닐습식처리시설을 위탁운영하는 한국자원순환주식회사의 전·현직 임직원과 관련기업인을 증인과 참고인으로 불러 국정감사장에서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임 의원의 요청에 의해 참고인으로 출석한 한국자원순환주식회사 권동환 노조위원장은 “자원순환(주) 직원 128명은 지난 2012년 정부의 ‘공기업선진화방안’ 정책에 순응해 한국환경공단과 11개 조항에 합의하고, 명퇴금도 받지 못한 채 분리됐다”며 “정부 정책에 희생된 뒤 혹독한 노동강도 상승과 ‘갑을관계’, ‘현대판 노예생활’의 대가가 따랐다”고 말했다.

권동환 위원장은 “공단 시절과 비교해 노동강도는 45% 급상승했고. 손목, 발목, 손가락이 절단되는 등의 산업재해가 매년 발생했다”며 “7년 동안 임금 한 푼 인상되지 않으면서 공단 직원들과 임금·복지는 35% 이상으로 격차가 벌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공단은 임금인상과 차별없는 복지를 약속한 합의서 내용을 현재까지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합의서가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이유로 환경부와 공단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한국자원순환주식회사 권동환 노조위원장이 25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본부 국정감사에서 지난 2012년 한국환경공단과 작성한 합의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권 위원장은 이어 “저희 직원들은 과거 공단에서 20년∼30년 이상 국가 환경보호를 위해 현장에서 열심히 근무했다”며 “법적인 판단을 할 줄 모르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만하는 환경부와 공단에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실한 시설에 대한 원망도 이어졌다. 권 위원장은 “공단이 하자없는 시설을 제공해야 공단에 생산품 대금 50억원을 갚고, 직원들이 근근이 밥을 먹고 산다”며 “1년 가까이 정상가동을 못하면서 회사손실로 이어져 인건비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 위원장은 “공단이 본인들의 제품 관리 책임을 덮으려고 이제는 재고품을 횡령했다는 누명까지 씌우고 있다”면서 “공단이 약속한 부분이 잘 지켜져 노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의원님들이 노동자의 눈물을 닦아 달라”고 호소했다.

임 의원의 공장 초창기 상황을 묻는 질문에 대해 증인으로 출석한 자원순환(주) 이두원 전 대표이사는 “준공 당시인 2017년 12월, 시운전을 위해 안성공장에 나가 있던 직원들로부터 현황을 들었다”면서 “실제로 방문해보니 인수받기 아주 어려운 현실이었다. 당시 추운 겨울이었는데, 동파방지 위한 시설이 없어 바로 결빙이 예상됐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공장에는 실내 침사조가 들어와 있어서 침사물을 제거할 수단이 없었다”며 “설계변경으로 들여 온 스크류, 선별기, 탈수기 등 기계설비가 아주 미흡할 것으로 의심이 돼 공장 인수가 어렵다고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자원순환주식회사 이두원 전 대표이사가 안성폐비닐습식처리시설의 문제점 등을 증언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에서 20년 동안 재직했던 이 전 대표는 “계약 당시 사업제안서의 1차 계약연도 생산물량이 2교대 근무로 2만2천톤을 생산하는 조건이었는데, 계약이행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으로부터 재고 잉여품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를 당한 이 전 대표는 “공단은 계약당시에 자신들의 재고자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각 공장마다 산더미 같은 재고를 수량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쌓아 놓았다”며 “2018년 9월 계약 이후에 제품 생산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저희 수탁자가 팔아서 생산부지를 확보하겠다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공단은 ‘인계인수서에 재고수량을 명시해 팔고 난 뒤 사후정산하라’고 했다”며 “재고 자산을 처분해보니 장부보다 훨씬 많은 잉여재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화공단의 경우엔 공단 감독관과 우리 회사의 공장장이 ‘잉여품은 누구의 소유이냐’ 언쟁까지 있었던 만큼 당연히 공단도 인지하고 있었다”며 “사후정산에 대비해 주간단위로 서류화해 잉여량을 표기하고, 정확하게 장부에 기재·판매하면서 판매완료시에 정산하고자 했다”며 “도중에 저희 회사 담양공장 공장장이 전 최모 사장의 사주를 받고 정기주총 때 대표이사 교체와 회사장악을 시도하다 실패하자 잉여품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단은 이에 동조해 저를 고소하기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3년 6개월간 대표이사를 지내면서 공단이 설치한 성주, 안성, 의령공장 신축사례를 보면 설계사, 시공사 모두가 시설에 대한 기술력과 설치 경험이 전혀 없다”며 “조달발주를 통한 신축과정에서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개선 방향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이미 검증된 공법이나 기계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막대한 돈을 들여 신축하는 것 보다는 기존 현장의 개보수를 통해 효율을 향상시키고 국가예산을 절감해야 한다”며 “계약 취지를 봐서라도 향후에는 스스로 고치고 책임지게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자원순환주식회사와 함께 공단 위탁시설을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주)코레코 박태완 대표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기술지원과 수리·보수, 판매업무를 담당한다”고 소개했다.

안성공장 기술지원을 하면서 느낀 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 박태완 대표는 “설계·시공 두 분야 모두 비전문가들이 참여해 얇은 폐비닐을 처리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시설을 설치했다”며 “남의 기계를 카피하는 수준으로 대부분의 검증되지 않은 기계가 설치돼 잦은 고장과 함께 오랜 수리기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안성폐비닐처리시설은 한 파트가 고장이 나면 전 공정이 스톱하는 구조로 가성비가 떨어지고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환경공단의 다른 지역 설비에 대해서도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졌다. 박 대표는 “대부분의 공단 시설은 품질에 대해 준비가 되지 않은 처리량 위주다 보니 규모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며 “민간에서 폐비닐을 세척하면 바로 원료로 사용 가능한 것과 달리 공단에서 세척한 물건은 민간에서 다시 세척해야 원료로 사용 가능한 이중구조”라고 말했다.

체계적인 수리·보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대표는 “노후한 공단 시설의 보강비가 특정되지 않아 고장이 발생하면 그때 수리하는 구조라 가동률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주)코레코 박태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폐비닐 수거 체계에 대한 문제점도 드러났다. 박 대표는 “폐비닐 재활용은 수거, 운송. 처리 등 3단계로 구분된다”며 “현재 수거는 공단에서 나온 민간업체, 운송은 공단, 처리는 자원순환(주)이 하다 보니 원료에 대한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폐비닐 원료에 쇠, 돌, 타이어, 기타 생활쓰레기가 포함돼 기계 고장의 원인과 함께 쓰레기 처리비용의 과다 발생 문제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운송과 검수 기능을 처리업체가 일괄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 폐비닐로 인한 ‘영농폐기물 처리 대란’도 우려했다. 박 대표는 “최근 동남아와 중국에서 세척된 폐비닐이 많이 들어오면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8천톤 정도 수입됐다”며 “값싸고 품질 좋은 외국산 세척 폐비닐을 두고 국내 발생 폐비닐을 쓰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시가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김학용 환노위원장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이지만, 명색이 환노위원장 안성 지역구에 설치된 시설이 이렇게 엉터리면 되겠느냐”면서 “참으로 부끄러운 환경부의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김학용 위원장은 “환경부와 공단이 합의서가 법적 구효력 없다고 ‘나몰라라’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면서 “증인 신청에 응하지 않은 자원순환 최모 전 사장은 고발해서 응분의 조치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학용 위원장이 환경부 신선경 자원순환국장에게 전임자 때 일어난 일이냐고 묻자 “작년부터 일이 진행됐기는 한데, 제가 그동안 주요 사항에 대해 잘 보고받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산하기관 예산의 지급이나 위탁 사업하는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공단과 자원순환(주)이 뭔가 문제가 있는데, 다시는 이런 후진적인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큰집인 환경부에서 작은집 분란을 잘 해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환경부 박천규 차관은 “양쪽 입장을 잘 들어보고 조정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정성 기자 jungsung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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