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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활성화 쟁점이슈 제시 2018-04-10 10:34
【에코저널=서울】고려대학교 조용성 교수가 “한국이 가격 상·하한제, 예비분 할당, 예치, 차입 등 모든 가격안정화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지만, 배출권거래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이유는 애초에 ‘할당’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용성 교수는 (재)기후변화센터가 지난 6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개최한 ‘배출권 거래시장 안정화 및 활성화 방안 토론회’(사진)에 참석,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주장했다.

조 교수는 ‘온실가스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시장안정화 조치 시행조건과 시장안정화 방법을 살펴보고, 시장안정화 조치 사례를 통해 배출권 정산 결과 두드러지는 시장의 특성을 분석해 배출권거래제 시장안정화 조치 개선방안과 관련한 쟁점이슈를 제시했다.

조 교수는 “2015년도 배출권 정산 결과를 분석해보면 배출권 가격 수준에 관계없이 여유분을 이월하는 경향과 배출권 부족기업이 배출권 매입을 미루는 경향이 눈에 띄게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는 온실가스의 비용 효과적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시장기반 규제수단으로서 올해 제2차 계획기간(2018~2020)에 접어들었다.

배출권거래제 1차 계획기간에는 제도의 안착이라는 주요 목표는 달성했으나, 할당 공정성 문제를 비롯해 시장 유동성 문제에 이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가 드러났다.

이에 2차 계획기간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는 것과 더불어 파리협정 후속조치를 반영한 Post-2020 신기후체제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현재까지 배출권거래제와 관련한 논의는 주로 할당을 중심으로 이뤄져왔다. 대표적으로 유·무상할당 및 BM 할당에 대해서는 큰 툴에서 정부의 정책방향이 발표됐으며, 현재 보완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을 유발하고 있는 정부 개입과 관련한 시장안정화 조치에 대해서는 명확한 발표가 없는 실정이다.

1차 계획기간은 제도 안착을 위한 시범운영 단계로, 정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시장안정화 조치를 이행함으로써 기업이 과징금을 내지 않도록 운영할 계획을 발표했다. 사실상 그 시기나 방법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방안이 정해지지 않아 할당대상기업들의 불안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정부가 외부사업의 인정범위를 확대하는 등 시장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나, 타 정책과의 정합성, 현실 적용성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에 바탕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날 토론회는 그간 많은 논의가 이뤄졌던 할당 문제보다는 시장안정화 및 외부사업 활성화 방안을 중심으로 이해관계자 의견을 공유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는 고려대학교 조용성 교수,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센터 이충국 센터장을 비롯해 국제배출권거래협회, 지속가능경영원 등 관련 기관 전문가들이 발제 및 토론자로 참여했다. 정부와 학계, 민간단체, 할당대상기업 배출권 담당 실무자 등 2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여해 배출권 거래시장 안정화 및 활성화 논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충국 센터장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37% 중 해외배출권을 활용하기로 한 11.3%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외부사업 상쇄제도의 추진현황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 센터장은 “정부는 지난 3월 7일 국외사업 인정 기준을 포함한 개정안을 발표하는 등 외부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평가하며, “금년부터 본격적으로 외부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외부사업 인증실적(KOC)은 상쇄배출권(KCU)으로 전환하기 전에는 보유기한이 없기 때문에 기업이 배출권가격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배출권거래제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외부사업에서 연간 최소 약 5백만톤 이상의 외부사업 인증실적(KOC)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부사업 활성화 방안으로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시행된 3MW 미만의 RPS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서는 외부사업으로 인정하고 주무관청인 환경부 협의 절차를 간소화하며, 극소규모 감축사업 활성화를 위해 극소규모 감축사업 전용 방법론을 개발할 것 등을 제안했다.

패널토론은 중앙대학교 김정인 교수가 좌장으로 참여했으며, 국제배출권거래협회 박찬종 이사, 부경대학교 이지웅 교수, 지속가능경영원 김현수 실장, 한국법제연구원 김은정 팀장, (재)기후변화센터 김소희 사무총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좌측부터 부경대학교 이지웅 교수,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센터 이충국 센터장, 고려대학교 조용성 교수, 중앙대학교 김정인 교수, 국제배출권거래협회 박찬종 이사, 지속가능경영원 김현수 실장, 한국법제연구원 김은정 팀장, (재)기후변화센터 김소희 사무총장.

박찬종 이사는 “정부의 시장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스템에 의해 제도적으로 시장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기적으로 정부의 시장안정화 조치가 결정됐다면 공고를 빨리해서 업체들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RPS제도는 화석연료 대비 경제성이 떨어지는 신재생사업을 보조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고 발전사업자에게는 의무사항이므로 재생에너지 감축실적을 ‘외부사업으로 인정하는 것이 이중혜택’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웅 교수는 시장안정화를 위한 단기, 중기, 장기적 방안을 제안했다. 단기적으로는 기업이 배출권을 최대한 시장에 내놓게 만들어야 하는데 캘리포니아 Cap and Trade에서는 할당받은 배출권을 적어도 한번은 시장에서 사고팔아야 인정이 되는데 이 경우 배출권을 이월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기적으로는 배출권거래제의 목적은 온실가스 감축에 있기 때문에 가격규제와 총량규제 방식을 적절히 혼합한 하이브리드 정책을 통해 탄소에 확실한 가격을 부여할 것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통화정책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입해 시장 안정화를 시키는 것처럼, 배출권거래제와 관련해서도 공식 기관을 발족해 배출권 가격 및 시장 안정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현수 실장은 “배출권거래제는 규제수단으로 도입되었기 때문에 할당량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인센티브나 재생에너지 투자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기업이 돌파구를 찾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할 수 있는 정책 시그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정 팀장은 현재 시장에 가장 필요한 것은 ‘가격 안정성에 대한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참여자들에게 가격 예측가능성을 제공해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격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향후 제3자 거래가 허용돼도 실제 참여자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희 총장은 “재생에너지 감축실적을 외부사업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육성 정책과 상충하는 측면이 있다”며 “외부사업 지침의 RPS 관련 등록 특례를 삭제해 신재생에너지 외부사업 등록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확대 정책방향과 국제사회의 흐름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토론에서는 “정부의 시장개입이 시장 플레이어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 시장을 위축시키는 것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깨트림으로써 배출권 거래시장의 불안정성을 야기하고 있다면, 문제는 제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할당에 있고 할당을 조절해서 더블카운팅의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발전사들은 단기적인 감축수단 마련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기 때문에 배출권을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배출권거래제가 안정화되기까지 정부에서 추가 예비분을 풀어야 한다”, “정부의 배출권거래제 개선방향이 안정화인지 활성화인지 혼란스러우니 정부에서는 정확한 정책 시그널을 달라”는 등 참석자들의 지적과 제언이 잇따랐다.

토론회를 주최한 기후변화센터는 이날 전문가와 참석자 간 공통적으로 수렴된 내용을 바탕으로 정책건의서를 작성해 주무부처인 환경부에 금주 중 전달할 계획이다.

이정성 기자 jungsung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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