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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 주민들, 제사공장 ‘석면’ 공포에 시달려 2017-03-29 17:05
【에코저널=가평】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주민들이 마을 중심지에 20년 넘게 방치된 ‘제사(製絲) 공장’에서 비산되는 1급 발암물질 석면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29일 주민들에 따르면 1968년부터 1997년까지 30년 동안 운영하다 문을 닫은 ‘경기제사공장’ 건물(사진)이 20년 이상 방치돼 석면슬레이트 지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폐석면이 마을에 날리면서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누에고치에서 비단 원단의 재료가 되는 ‘견사(絹紗, 명주실)’를 생산했던 경기제사공장은 석면에 대한 위험성이 알려지지 않던 시기에 지어져 지붕은 물론 벽체 곳곳에도 다량의 석면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화 시대의 산물로 지역경제를 견인했던 제사공장이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흉물로 전락한 것이다.

▲가평군 청평면 청평4리 홍영해(우측) 이장과 주민 이효익씨가 폐업한 경기제사공장 건물 앞에서 석면의 위험성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기제사공장은 전체부지 29752㎡(9000평)에 건축면적 4824.8㎡(1459평), 슬레이트 면적 5788.8㎡ 규모로 5동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현재 건축물에 사용된 석면슬레이트의 양은 20∼30톤 정도로 추정된다. 내부에 사용된 석면의 양까지 합하면 엄청난 석면이 사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제사공장 부지는 청평역과 직선거리 300m 정도에 위치한다. 따라서 청평을 찾는 전철 이용객들의 건강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청평역은 대학생들이 자주 찾는 MT 명소다.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관할 자자체인 가평군도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환경부 슬레이트처리 지원사업의 사업비 분담비율은 국비 50%, 도비 7.5%, 군비 42.5%로 기초자치단체의 부담비율이 높아 수요를 전부 충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가평군의 재정자립도는 26.3%로 경기도 31개 시·군 중 연천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 수준에 그쳐 석면슬레이트 처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가평군의 석면슬레이트 처리 지원은 현재 일반주택 및 주택에 붙어있는 부속건물(방치슬레이트 포함)에 한정됨에 따라 경기제사공장 건물을 비롯해 창고, 근생시설 등에 대한 지원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경기제사공장 건물 내부. 벽체에도 석면이 사용된 흔적이 보이고, 바닥 곳곳에는 석면 슬레이트 잔재물이 방치돼 있다.

청평4리 홍영해(62) 이장은 “환경부와 한강유역환경청이 한강수계관리기금으로 가평군 일대 곳곳의 땅을 사들이고 있는데, 정작 주민들이 환경문제로 고생하는 곳은 살피지 않고 있다”면서 “환경부 공무원들이 책상에 앉아서 팔아달라는 땅만 검토하는데 그치지 말고, 환경오염도 줄이고 주민들의 삶의 질도 높이는 제사공장 부지를 찾아 매입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이장은 “청평면은 물론 가평군 전체 주민들을 상대로 ‘제사공장 석면처리 서명운동’을 본격적으로 벌이는 한편 세종시 환경부 청사와 하남시에 위치한 한강유역환경청을 항의 방문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석면은 미세 조직으로 이뤄져 있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잠복기를 거쳐 악성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석면이 폐암, 악성중피종암, 후두암, 난소암 등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이정성 기자 jungsung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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