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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협, ‘라오스댐 사고, SK 탐욕·朴정부 인재’ 2018-10-15 13:22
【에코저널=서울】올해 7월 23일 수 백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이하 ‘라오스댐) 사고는 SK의 탐욕과 박근혜 정부가 낳은 인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부천원미갑)이 라오스댐 사고와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 한국서부발전이 제출한 각종 국정감사 자료와 시공사 SK건설의 2012년 집중경영회의 문건(이하 ‘SK문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지적이다.

김경협 의원은 라오스댐 사고에 대해 ▲늦은 착공에도 불구하고 조기 완공을 유인한 2천만불 인센티브 보너스 ▲시공사 SK건설의 설계변경 등을 통한 과도한 이윤추구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서둘러 차관을 몰아서 집행하고, 조기담수 보너스를 용인한 박근혜 정부의 총체적 인재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이 입수한 2012년 11월 4일 작성된 라오스 프로젝트 실행계획 제목의 SK문건에 따르면 라오스댐 시행사인 PNPC는 2012년 8월 29일 공사비를 6억8000만 달러로 하는 주요조건 합의서(HOA. Heads of Agreement)를 체결했다. HOA는 계약 당사자가 본 계약 체결 전에 주요 조건들에 대해 미리 합의한 내용을 담는 문서를 말한다.

이 합의에서는 공사금액 외에도 SK건설측에 관리비 및 이윤(O&P, Overhead & Profit)으로 8300만 달러(공사비의 12.2%) 보장 ▲V/E(Value Engineering, 최소 비용으로 일정한 가치를 얻도록 설계를 변경) 권한을 전적으로 SK건설에 부여하고 그에 따른 공사비 절감액 2800만 달러는 SK건설측 몫으로 하며 ▲조기 완공시 별도의 인센티브 보너스를 지급키로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SK건설은 2012년 11월 집중경영회의를 개최하고 HOA 체결로 확보한 설계 변경권을 최대한 활용해 O&P를 1억200억달러(15%)까지 더 확보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2012년 11월, SK건설의 라오스댐 프로젝트 실행계획 ‘집중경영회의’ 문건.

세부 실행방안은 ▲댐 형식·축조재료 변경, 사면 경사 조정 ▲V/E 항목 도급 반영시 설계사에게 인센티브 부여 ▲그 외 별도로 공사비를 추가적으로 1900만달러를 더 절감 ▲2013년 4월로 예정된 댐 공사 착공을 지연시키는 협상전술로 다른 출자자(LHSE, 한국서부발전, 태국 RATCH사)의 금융비용 부담을 압박해 차후 조기완공 인센티브 보너스 금액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SK건설과 PNPC는 2013년 11월 최종 계약에서 HOA 체결시 약속한대로 공사금액을 6억8000만달러로 합의했다. HOA 체결시 유보됐던 ‘조기완공 인센티브 보너스’는 ‘2017년 8월 1일 이전(before the Impouding Target Date)에 조기담수(early impounding)가 이뤄질 경우 인센티브 보너스 2천만달러를 지급한다’는 조건까지 추가됐다.

댐 건설은 당초 예정(2013년 4월) 보다 7개월 늦은 2013년 11월 공사를 시작했다. 완공일도 당초 예정(2018년 4월)에서 2019년 2월로 10개월 늦춰졌다.

SK문건에 따르면, 공사가 지연될 경우 다른 출자자들이 금융비융 압박 때문에 SK건설이 조기완공에 대한 인센티브 보너스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이른바 ‘조기착공 반대 전략’을 펼치자고 했는데, 이 때문에 공사 시작이 늦어진 것이 아니냐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담수는 SK문건에서 밝힌 2017년 4월에 예정대로 시작됐다. SK건설은 같은 해 3월 31일 조기담수 시작 행사를 현지에서 개최했다. 7월 25일에는 PNPC로부터 조기담수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는 공식 확인통지를 받았다고 SK건설측은 밝혔다. 담수가 4개월간 진행됐다는 것.

SK문건에서는 당초 담수기간을 6개월로 예정했다. 담수기간을 당초 예정기간보다 2개월이나 단축시킨 것. 담수보너스 2천만불 수령에 집착해 늦은 공사시작에도 불구하고 조기에 담수를 시작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SK건설측이 조기담수 보너스에 얼마나 큰 관심을 기울였는지는 SK건설 사내보(SKEYES) 2014년 10월호에서 스스로 밝혔다. ‘해외현장 탐방-라오스 현장을 가다’ 기사에서 SK건설은 “Impouding Bonus 2000만불을 수령하는 것이 라오스댐 건설 프로젝트의 Key Factor(핵심 요인)”이라고 했다. SK건설은 김 의원의 확인요청 후 홈페이지에서 해당기사를 내렸다.

라오스댐 사고가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정부와 공기업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사업이라는 것. 라오스 국영기업인 LHSE 출자금 전액은 수출입은행이 라오스정부에 제공한 차관 8080만달러를 바탕으로 하고, 공기업인 한국서부발전도 8400만달러를 부담하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수출입은행과 한국서부발전이 각각 부담하는 조기담수 보너스는 각각 480만달러와 500만달러로 이는 차관계약과 지급보증계약에 포함돼 있다.

라오스댐 사업은 일반 해외건설사업과 달리 공적개발원조(ODA)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조기담수 보너스 지급 계약은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라오스댐 사업은 기존의 ODA사업과 달리 민간기업의 ODA 참여를 유인하기 위한 민간협력사업(PPP)이지만,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과 주민의 복지향상이라는 ODA사업이 갖는 본래의 목적은 아예 배제됐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라오스댐 사업에 대해 성실 준법시공이나 수몰 주민들에 대한 사회·환경적 이익 보장에는 인센티브를 주지 않고, SK건설의 참여 유인과 이익 보장을 위해 조기담수에 인센티브 보너스 지급을 정부가 용인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라오스댐 공사 기본설계는 프랑스 AFColenco사가 실시했다. 기본설계는 공사비산정을 위한 용도의 설계를 말한다. SK문건에 따르면 AFColenco사가 기본설계를 통해 책정한 당초 공사비는 6억5800만달러다. 최종금액 6억8000만달러과 큰 차이는 없다.

▲위는 SK문건속 보조댐. 아래는 시공완료된 보조댐 기본사양.

SK문건 속에는 보조댐 그림과 기본사양이 포함돼 있는데, SK건설측은 김 의원실에 SK문건 속 보조댐 도면은 AFColenco사의 기본설계 도면을 바탕으로 했다고 확인했다.

AFColenco사의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작성한 SK문건 속 보조댐 5개의 높이는 10.0~25.0m다. 반면 SK건설은 보조댐 5개의 높이는 3.5~18.6m로 시공됐다고 밝혔다. 보조댐 5개의 높이가 실시설계 또는 시공단계에서 기본설계 때보다 일괄 6.5m 가량 낮아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 수 있는 대목이다.

SK문건에서 ‘실시설계를 SK가 직접수행으로써 V/E를 통해 직접비를 절감한다’는 전략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SK문건에서는 직접비 절감 세부방안으로 ▲1900만달러 추가이익 확보를 위한 V/E(설계변경) 실시 ▲현장내 자체 설계팀(인원 8명) 운영을 통한 설계관리 ▲댐 형식 및 축조재료 변경, 사면 경사 조정 ▲V/E 항목 도급 반영시 설계사 인센티브 부여 등을 집중 거론했기 때문이다.

SK건설은 김 의원실에 “SK문건은 사업시 검토됐던 내용이 맞지만, 최종 확정내용은 아니다”고 밝혔다.

라오스댐 사업 정부지원은 2015년 5월 8일 기획재정부(당시 최경환 장관)가 4건의 개도국 차관 지원 방침을 결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기재부는 4건의 차관 사업 중 유독 라오스 댐 사업만 서둘러 예산을 배정하고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재부는 같은 날 지원방침이 결정된 4건의 사업중 라오스댐 사업만 2015년 10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에 포함키로 하고 411억원을 자체 배정해 버린 것. 2014년 말 국회의 2015년도 예산심사 때 포함되지 않았던 사업을 기재부가 자체 판단으로 포함시켰다. 더구나 수출입은행은 같은 해 12월 12일과 16일 각각 2810만달러와 3000만달러를 라오스 정부에 송금했다. 연말에 서둘러 5810만달러(687억원)를 지급처리해 버린 것. 이마저도 10월에 자체 배정키로 한 411억원 외에 추가적으로 동아시아 차관 사업의 미집행 잔액 276억원을 모두 모아서 라오스댐 사업 차관으로 지급해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기재부와 수출입은행의 이러한 라오스댐 사업 연말 ‘몰빵’ 집행은 같은 날 지원방침이 결정된 다른 3건(베트남, 모잠비크, 우즈베키스탄)의 개도국 차관지원 사업과 전혀 다른 조치라는 것이 김의원의 설명이다.

우즈베키스탄 교육정보화 2차 사업 등 나머지 3건의 사업은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서 정한 절차대로 2015년말 국회 예산심의와 국무총리실 산하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사업심의를 거쳐 2016년부터 차관지원을 시작한 반면 유독 라오스댐 사업은 국회 예산심의와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사업심의를 생략했다. 기재부와 수출입은행의 연말 라오스댐 ‘몰빵’ 차관제공은 법 절차상으로도 심각한 흠결이 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라오스댐 사고는 설계 변경까지 감수하면서 이윤과 조기담수 보너스를 챙기려는 SK건설의 과도한 욕심, 법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서둘러 차관을 집행하고 조기담수 보너스까지 용인한 박근혜 정부가 낳은 총체적 인재임을 확인했다”며 “국정감사에서 정부나 감사원 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성 기자 jungsung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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